하림, HMM(옛 현대상선) 품는다…‘승자의 저주’우려도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z컨테이너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이 HMM을 품으면서 재계 순위가 단숨에 13위권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HMM 인수 과정에서 무리한 자금조달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많은데다

해운 불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승자의 저주’리스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하림그룹 지주사인 하림지주는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18일밤

HMM 경영권 매도인 측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하림그룹은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갖고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림그룹이 본계약을 체결하면

자사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하림이 HMM을 인수하면서 자칫 기업 규모가 더 큰 기업을 인수할 때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실제 HMM 자산 규모는 25조8000억원으로 하림그룹의 17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게다가 HMM의 인수가는 6조4000억원으로 하림의 현금 보유액 10조원의 60%를 넘는다.

이 때문에 자체적인 자금조달은 어렵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유가증권 매각,

영구채 발행,선박 매각 등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입찰과정 때부터

하림이 무리한 자금 조달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해운시장이 장기 불황에 빠지고 있는 것도 하림 측이 극복해야 할 문제다. 해운업체 실적과 직결되는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는 올해 800~1100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잇다.

지난해 1월 5000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덴마크 머스크를 비롯해 이스라엘 국적의 컨테이너선사 짐라인 등은 이미 저자로 돌아섰다.

HMM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97.1% 하락한 758억원에 그쳤다.

올 4분기 영업이익도 200억원을 턱걸이하는 수준에서 그칠 전망이다.

 

HMM 노조 반발도 넘어야 할 숙제다. 현재 사측과 단체협약을 진행 중인 HMM해원연합노조는

사측에 협상 결렬을 통보하고 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는 특히 이번 하림의 HMM 인수가 졸속 매각이라고

비판하며, 매각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해 모든 방안을 동원해 투쟁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HMM 인수 주체로 나선 하림지주 산하 팬오션이 최대 3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산업은행 등 매각 측이 내년 1분기까지 최소 1조원 가량의 증자를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향후 팬오션의 자본 확충 문제가 시장의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HMM 매각 본인밫 당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했다.

김중석 기자srkim@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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