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0년 호황 끝났다”는데…기준금리 0.1%P 찔끔 인하

중국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예상보다 소폭 인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1일 기업·가계 대출 기준인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10bp(1bp=0.01%) 인하하고,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주로 사용되는 5년만기 LPR은 4.2%로 그대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장기 물가하락), 부동산 매출 1위인 비구이위안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촉발한 부동산·금융업의 위기 등

중국發 경제위기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대규모 금리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도 깨졌다.

 

◇중국 기준금리 예상보다 찔끔 내려…中 증시·위안화 가치 ‘뚝’

중국 인민은행이 1년·5년 만기 모두 0.15%P 인하하리라고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소폭 인하에 그친 것은 부동산 시장과 위안화 환율을 고려한 고육지책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 기업들이 연이어 디폴트 위기에 빠지는 등 부동산 발 경제위기 우려가 중국 내에서 고조되는 상황에서,

5년물 동결 조치는 사실상 부동산에 대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은 없다고 선언한 셈이다.

외환 전문 매체 포렉스라이브는 “5년물 동결은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민은행은 중국 경기하락과 경착륙 우려 속에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해 왔지만 인하폭에는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동결하다가 지난 6월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각각 10bp씩 인하했다. 지난달엔 동결했다.

 

그렇다고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의지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이번 1년물 인하를 통해서도

디플레이션과 부동산 시스템 붕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 15일엔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1.8%로,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 금리를

2.5%로, 각각 10bp, 15bp 인하해 시중에 총 6050위안(약 111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시장에 큰 메시지가 될 기준금리 인하에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통한 인위적 경기부양 카드는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중국 정부의 최근 행보는 ‘버티기’에 가깝다. 지난 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오피니언 리더 계틍을 대상으로

“인내심을 갖고 상황을 보라”고 강조한 연설 내용을 공산당 기관지를 통해 최근 공개하는 등 여론 단속에 나서고 있다.

7월부터는 청년실업률 통계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경기 부진 터널을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또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경제질서 재편에 나서면서 민간섹터의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동산 기업들이 부실로 쓰러진다면 쓰러지게 두고, 새로운 기업들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다.

상황이 통제되고 있으며 디폴트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계획한 수순대로 처리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바라는 대로 중국 내  질서있는 시장 재편이 이뤄지더라도

국제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심각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중국 서남대학은 최근 중국 내 아파트의 5분의 1(약 1억3천만 호)이 비어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최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미국 현지시간) “중국의 40년 호황은 끝났다”며

“중국을 대국으로 이끈 경제모델이 망가졌고 위험 신호는 사방에 널려있다”고 보도했다.

김중석 기자srkim@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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