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setting up my twttr”
2006년 3월 21일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처음 업로드한 짧은 한 문장(위 사진)의 트윗이다.
2021년 3월 6일 디지털 인증서인 NFT(Nonfungible Token)의 선풍적인 바람을 타고 이 짧은 문장 트윗은 NFT상품으로 경매시장에 나왔다.
처음 입찰가는 3500달러(약 511만원)이었다. 그간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고 가격만 4500달러(약 657만원)까지 슬금슬금 올라갔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입찰가격이 250만달러(약 36억5천만원)로 뛴 뒤, 최종 낙찰가가 290만달러(약 42억4천만원)에 결정되면서 팔려 나갔다.
‘디지털 모나리자’급 인정
오라클 창업자가 사들여
경매 낙찰자는 블록체인 기술 회사 브릿지 오라클 CEO인 시나 에스타비(이란계 말레이시아인 · 나이는 미상)였다.
그는 낙찰을 받은 뒤 “몇 년 뒤 사람들이 모나리자 그림처럼 이 트읫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NFT가 예술작품은 아니지만 최초의 트윗으로 ‘디지털 역사의 랜드마크’로 간주될 수 있다는 시장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디지털 아트 작품이 6900만달러(약 1008억원)에 팔렸다. 또 슈퍼볼 챔피언이 NFT컬렉션을 160만달러(약 23억4천만원)에 팔기도 했다.
그러나 시나 에스타비가 장담했던 바로 그 ‘몇 년 뒤’?
‘묻지마 잔치판이던 NFT시장’은 채 1년도 안돼 폭삭 주저 앉기 시작했다.
2022년 시나 에스타비는 구매한 NFT를 5000만달러(약 731억원)에 내놨으나, 당황스럽게도 경매 최고 입찰가는 구입가보다 99.9% 이상 폭락한 가격인 겨우 280달러(약 41만원)뿐이었다. 4달러(약 5800원)에 사겠다며 조롱하는 입찰가만도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마침내 2023년 2000달러(약 292만원)에 겨우 낙찰됐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팔지 않고 유산으로 물려줘서 후대에서라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으련만… 몇 푼 된다고…..)
속이 쓰렸을 시나 에스타비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이 낙찰 금액의 절반(?)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 NFT는 그가 호언장담했던 모나리자 그림값이 아닌 무명 화가 그림값 만도 못했다. 이를 샀던 시나 에스타비는 2년만에 무려 42억3708만원을 날린 셈이다.
동시에 NFT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아래 사진)‘도 한때 42만달러(약 6억1천만원)였으나 현재는 2만9천달러(약 4238만원)로 93%나 폭락했다.
출처=나무위키 캡처
NFT의 실질적 활용 부족과
투기적인 거품 붕괴로 침몰
2021년 불같이 타올랐던 NFT시장이 겨우 ‘1년 천하’로 고개를 숙인채 시장 자체가 사라진 이유는 도대체 뭘까?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NFT프로젝트가 단순한 디지털 이미지에 불과한 채 실질적인 사용처가 없었다는 점을 가장 큰 사멸 이유로 손꼽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는 게임이나 멤버십 혜택을 제공하면서 관심을 끌었지만 NFT가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던 것이다.
또 NFT시장 초기에는 ‘지금 아니면 늦는다’는 조바심으로 과열됐다. 이런 분위기에 덩달아 수많은 사람들이 터무니 없이 비싼 값에 NFT를 대부분 구매했으나, 이후 전반적인 투자심리마저 위축되면서 팔기조차 쉽지 않았다. 주식이나 암호화폐처럼 쉽게 사고 팔지 못한 채 NFT 시장이 방치됐다.
NFT 거래소 마저도
잇따라 서비스 종료
이에따라 NFT마켓 플레이스 서비스 종료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거래시장인 바이비트는 오는 8일 오후 4시부터 자사 NFT마켓플레이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인스크립션 마켓플레이스 등도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NFT마켓플레이스인 X2Y2도 서비스를 폐쇄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NFT 거래량은 지난해까지 만도 하루 평균 1800만달러를 넘었지만, 현재는 70%이상 감소한 534만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FT기술 자체는 여전히 유용하다는 평가다. 부동산 인증서, 티켓 발급, 팬 커뮤니티 참여 등에서 활용 사례가 점차 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