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등 총 29명 연루
전신마취제 불법판매 병원장도 덜미
국가대표를 지낸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의 마약류 대리 처방 및
투약에 연루된 사람이 현직 두산 베어스 선수 8명을 포함해 총 29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산 소속 현역 선수 8명 중에는 준주전급 선수
4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씨에게 수면제 대신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다량 공급한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과
두산 베어스 트레이너 1명 등 총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 중 오씨에게 필로폰을 제공하거나 판매한 지인 3명은 구속됐다.
오씨가 운영하던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의 학부모도 부탁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은 마약류 상습 투약과 수수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돼 서울중압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오씨는 지난 5월 1일 열린 첫 공판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경찰은 지난 3월 오씨를 검찰에 송치한 뒤 그와 연루된 이들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오재씨가 지인들에게 마약류를 처방받아 복용한 시점을 2020년 초부터로 봤다.
오씨는 2022년 10월 은퇴하기 한참 전 현역 시절부터 마약류를 상습 복용했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오씨가 투여받은 에토미데이트의 공급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오씨의 지인인 이모씨가 수도권의 한 병원 원장 등 관계자 2명에게 에토미데이트 앰플
수 천개를 정상적인 진료와 처방을 거치지 않고 구매한 사실을 적발했다.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다. 다만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프로포폴과 달리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 약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김주용 기자 jy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