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철근 누락’사태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량판 구조 아파트 단지 10곳을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전수조사 때 점검대상에서 누락했다가, 최근에야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부실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황판 취합도 못하면서 이러고도 조직 존립 근거가 있냐”며 LH를 질타했다.
9일 LH에 따르면 안전점검 대상에서 누락된 무량판(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방식) 적용 아파트는
경기 화성시 비봉지구 A-3블록등 10곳이다.
LH는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2017년~22년 착공한
무량판 구조가 적용 단지 91곳을 전수조사해 지난달 말 15개 단지에서 철근 보강이 누락됐다고 밝혔다.
이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아파트가 더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이날 10곳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힌 것.
원래 101개 단지를 점검해야 했는데, 10곳을 빼고 발표한 것이다.
점검에서 누락된 10개 단지 중 준공된 단지는 3곳이고, 공사 중인 단지는 4곳이다. 나머지 3곳은 착공 전이다.
분양 주택은 1871가구, 임대주택은 5296가구로 총 7167가구다.
LH는 이날부터 이들 단지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소요 기간은 약 2주다.
이한준 LH사장은 이런 누락 사실을 8일 오후 9시 30분에야 보고받았다고 한다.
이 사장은 “당초 설계정보시스템에 472곳의 단지가 등록됐고 이 중 91개 단지의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걸로 파악해
전수조사에 나섰는데, 시스템에 등록되지 읺은 단지가 16곳이 있었고, 이 중 10곳에 무량판이 적용된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화성 비봉 A3블록 아파트를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작업 현황판조차 취합이 안되는
LH가 이러고도 존립 근거가 있느냐”며 질타했다. 그는 “현장 감리 실태를 보기 위해 이 단지를 방문하겠다고 하니
LH가 그때서야 무량판이 적용됐다고 보고했다”며 “LH 사장이 직을 걸고 조치하라”고 했다.
LH는 추가 점검 10개 단지 중 아직 착공하지 않은 단지는 구조설계 적합 여부를 확인하고,
공사 중인 단지는 추가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철근 누락 단지가 발견되면
입주민 협의를 거쳐 설계 변경과 보수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주용 기자 jykim@scorep.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