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에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항공기가 50여대 감소했다. 항공사들은 주로 임대차(리스) 방식으로 항공기를 빌려쓴다. 하지만 팬더믹 기간 여객 감소로 항공기 유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약 연장 없이 반납하면서 숫자가 감소했다.
21일 항공기술정보시스템의 항공기 등록 현황을 보면 국내 항공사가 2017년 운영한 비행기는 총 351대에서 2018년 394대, 2019년 413대로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닥치면서 2020년 386대, 2021년 362대까지 줄었다. 지난해 국제선 회복으로 항공기 숫자가 소폭 증가하면서 364대가 됐다. 2019년 대비 49대 감소했다.
항공기가 감소한 근본적인 이유는 여객 감소다. 인천국제공항의 2019년 환승객은 723만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1년 54만명으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항공사들이 항공기 리스 계약을 취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제선 여객이 없다보니 항공사들이 리스비용을 내기가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항공사의 항공기 도입은 구매와 임대(금융·운용 리스)로 나뉜다. 항공기 대당 가격이 1000억원을 웃도는 만큼 은행으로부터 항공기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직접 구매하거나 항공기 임대회사로부터 빌려 쓰고 있다.
항공사의 항공기 숫자 감소는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선이 활성화되면서 항공기가 부족해졌다. 이로 인해 노선의 운임료가 크게 상승했다. 김포~제주 노선 가격이 10만원이 넘는다. 또 인기 있는 국제선 노선도 코로나19 전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다만 올해 항공사들이 항공기 도입에 나서고 있는 만큼 항공권 가격도 떨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미국 보잉사의 B787 6대와 유럽 에어버스사의 신형 A321네오 7대 등 총 13대를 새로 도입한다. A321네오의 경우 지난 1~2월에 2대를 도입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85대의 항공기를 운용했다가 지난해 77대로 줄였지만 올해는 81대로 늘릴 계획이다. 주력기종으로 중·장거리용 A350과 단거리용 A321네오 등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한다. 또 노후 기재를 반납하는 항공기 세대교체를 추진 중이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은 신규 항공기 B737-8 2대와 B737NG 2대 등 총 4대를 도입해 올해 총 41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진에어도 B737-8 2대를 새로 들여와 총 28대를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대를 보유 중인 이스타항공은 연말까지 항공기를 10대까지 늘린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의 계획과는 다르게 항공기의 도입이 예상 대비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항공기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반면 공급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1~2월 항공기 인도 실적은 총 132대다. 하지만 올해 양사의 항공기 인도 목표치는 보잉 B737 맥스 400~450 대(월 33~38대), B787 70~80대(월 6~7대)다. 에어버스는 총 720대 규모다. 이를 고려하면 매달 양사 합계로 100대 이상을 인도해야 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잉과 에어버스는 현재 올해 인도 목표를 유지하고 있는데 시작이 느렸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인도량 증가를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항공기 기재 수는 공급 관점에서 중·대형기의 퇴역 증가와 신규 생산 회복 지연으로 단거리 노선 대비 중장거리 노선에서의 공급 증가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sjlee@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