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으면 지을수록 손해에요”…시련의 계절 맞은 중견건설사

자재값과 인건비가 크게 올라 중견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급속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9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2% 감소했다. 동부건설의 1분기 매출액은 40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크게 뒷걸음질 친 것이다.

동부건설은 올해 1분기에만 신규 수주액이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지난 1월 부천 대장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2차 건립사업, 성산포항 화물부두 확충공사 등을 수주했다. 하지만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수주 확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에 따르면 주 원재료인 레미콘값은 올해 1분기 ㎡당 8만9000원으로 전년(7만7000원) 대비 15.6% 상승했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45억2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2% 감소했다. 한신공영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0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여파가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중견 건설사들은 원자재값 인상 여파가 본격화되며 올해 실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7%,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66% 감소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많은 점도 중견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 수는 7만2104호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약 160% 증가한 규모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 건설업 전망’ 보고서에서 “분양가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며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건설사가 분양과 착공을 시작해도 집이 팔리지 않으면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택시장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중소형 건설사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4월까지 폐업한 종합건설업체 수는 157곳으로 동 기간으로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주용 기자(jykim@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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