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T를 통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 허쉬 초콜릿
허쉬와 마스의 초콜릿 경쟁시대 개막
전 세계 초콜릿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초콜릿 회사 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1965년 허쉬사에서 초콜릿을 구입해 초코바를 생산해 온지 수십 년 만에 마스사의 사주인 포레스트마스는 자사에서 초콜릿 원료를 가지고 직접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버지인 창업주 프랭크마스가 사망하고 난 후부터 허쉬사의 초콜릿 원료를 구매해서 제품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 지 수십 년 만의 일이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선두에 서 있던 허쉬사는 직접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닌 다른 생산업체에 초콜릿 원료를 공급하면서 회사를 키워왔으나, 1960년대 초 포레스트마스가 자사의 초콜릿 생산을 선언하면서 허쉬사와 마스사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고급 초콜릿 마케팅으로 시작된 상자형 초콜릿
초콜릿 시장의 경쟁은 이제 초콜릿의 품질을 넘어 마케팅의 경쟁으로 빠르게 치닫게 된다. 하지만 단순한 종이상자 하나가 초콜릿 시장에 몰고 올 변화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발렌타인데이를 위한 하트모양의 상자에서부터 우아함으로 무장한 고급 상자 초콜릿에 이르기까지 초콜릿 상자는 마케팅의 도구로서 각 회사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는 장이 되었다.
상자의 디자인과 색상, 고급스러움이 주는 가치는 초콜릿의 판매량과 가치를 상승시켰고 각 회사의 대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가기 시작한다. 상자 디자인의 다양화를 통해 모든 회사들이 개성 있는 제품을 내놓았고 소비자들은 선물용으로 그 제품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동전 몇 개로 부담 없이 사먹을 수 있는 초코바와는 소비자층 부터가 차원이 달랐다.
상자 초콜릿을 브랜드화 하여 최초로 성공한 초콜릿 제조자는 스티븐 휘트먼으로, 그는 1854년 우아한 빛깔에 금색 또는 러블리한 느낌의 분홍색 상자에 초콜릿을 담아 판매하기 시작했고 광고를 통해 품질의 우수함도 함께 알리며 환불보장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60년간이나 지속하며 성공을 이어간다.
1912년 그들은 상자 초콜릿의 클레식이라 할 수 있는 휘트먼 샘플러(Whitman’s Sampler)를 출시하며 상자 초콜릿으로는 최초로 초콜릿에 직접 색인까지 새겨 넣으며 출시 3년 만에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등극하게 된다. 1950년대엔 상자 초콜릿이 4.5초당 한 상자 꼴로 팔려나갔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허쉬사의 TV프로그램 협찬 마케팅
대부분의 초콜릿 업체들이 제품 풀질향상에만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마스사는 초콜릿 판매의 촉진을 위해 당시 새롭게 떠오르던 대중매체인 TV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된다. 최초로 TV의 영향력을 인식한 포레스트 마스는 미국 최고의 TV 인기쇼 였던 하우디 두디쇼에 협찬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마스사의 최대 경쟁사인 허쉬사는 과거의 영광에 그냥 안주하는 듯한 느낌이 들만큼 회사와 제품의 홍보엔 적극적이지 못했다.
실제 1960년대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기업 중 하나였던 허쉬사엔 그 흔한 마케팅 부서조차 없었던 것이다. 허쉬사의 창업주인 밀턴허쉬는 입버릇처럼 길가에 떨어져 있는 허쉬초콜릿 포장지가 우리 회사 제품에 대한 최고의 광고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허쉬는 길가에 떨어져 있는 허쉬초콜릿 포장지를 보게 되면 허쉬의 로고가 보이도록 접어서 다시 내려놓았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가지 못했던 허쉬사의 마케팅에 대한 철학은 밀턴허쉬가 사망하고 뒤를 이은 경영진들도 마찬가지였으나, 1970년대 들면서 허쉬사의 초콜릿 시장 내에서의 판매율, 생산량, 시장점유율 등은 경쟁사들을 앞서나가게 된다. 이는 1969년 발렌타인데이를 겨냥해 광고회사와 손을 잡으면서 부터로 이때 첫 광고로 선택되었던 제품은 오리지널 허쉬바 였다.
허쉬바의 판매 촉진을 위해 그들이 내놓은 것은 오랫동안 지켜온 깊이 있고 변함없는 맛이었다. 단순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이던 광고가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자 1981년엔 TV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인 마케팅 기법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영화 ET속에 등장하는 추억의 초콜릿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영화 제작을 위해 초콜릿이 필요했고 영화제작자는 마스사를 찾아가 M&M’s의 영화 속 사용과 영화 제작에 필요한 약간의 자금을 투자해 주길 요구했지만 마스사의 반응은 냉담 그 자체였다. 하지만 뒤늦게 대중을 겨냥한 마케팅의 효과에 필요성을 느꼈던 허쉬사에서는 그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게 된다. 그때 그 영화가 바로 “ET”였다.
영화 ET에서 남자아이로 출연한 엘리엇(극중 이름)이 영화속에서 허쉬사의 “리시스 피시스” 초콜릿으로 ET를 집까지 유인해 오는 장면을 촬영하게 되었고 전 세계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의 추억 속에 함께 자리하는 초콜릿이 된다.
요즘은 초콜릿 회사들이 영화나 테마파크 등에 자사의 제품을 배치하는 간접광고가 보편화 되어있지만, 허쉬의 ET 영화제작 지원을 시작으로 조금씩 다양한 매체를 통한 간접광고가 성행하게 된다. 이제 허쉬는 초콜릿을 즐기는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상징적 의미의 초콜릿 브랜드로 자리하게 되었다.
출처 : 시사캐스트(http://www.sisacast.kr)
글 : 박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