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맨열전③에서 언급했듯이 정의선 회장은 요즘 자신의 돈줄인 현대글로비스의 주식가치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게 가장 큰 관심거리일 수 밖에 없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을 지분으로
완전 장악하는 게 마지막 남은 숙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 자신으로 이어지는
현대차그룹의 지배력 상속이 완성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최대주주는 정몽구 명예회장도 정의선 회장도 아닌 현대모비스다. 순환출자 형식으로
그룹이 얽히고설켰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모비스는 오너인 정씨 일가가 대주주다.
그런데도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고작 7.6%다. 나머지는 순환출자구조로 지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를 정의선 회장이 먼저 장악해야 하는 필연적인 구조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분 21.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의선 회장은 머리를 짜내 자신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장악하기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을 해 지금도
재판을 받으면서 곤욕을 치루고 있는 바로 그 방식이다. 정의선 회장도 똑같이 3년전부터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분할합명을 추진했다. 하지만 어떤 합병비율로도 주주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다. 자칫하다가는 삼성의 이재용부회장과 같이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 멈칫하고 있다. 온갖 재벌행태에 대한 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방식 말고 또 뭐가 있을까?
현금을 주고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사 버리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순환출자방식으로 기아차가 17.3% 현대제철 5.8% 현대글로비스 0.7% 등 총 23.7%이다.
만약 정몽구 명예회장이 사망하면 상속지분 7.1%까지 받아 총 30%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가질수 있다.
따라서 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방식 지분 23.7% 주식을 사려면 최소한 6조원 안팎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완전히 지배하기 위해서는 현금 6조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정의선 회장은 현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까?
아버지 돈이 아들 돈이라고 따지자.
따라서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 비상장 지분의 현금가치를 따진다면 약 9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주식 처분이 불가능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를 빼면 현금화할 수 있는 지분은 4조~5조원 정도다.
팔때 주식가격 수준과 세금 등을 따지면 현금 확보는 3조원 안팎이다. 현대모비스를 확보하기 위한 돈 3조원 이상이 더 필요한 셈이다.
그렇다면 정의선 회장이 필요한 3조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최대 관건이다.
아래 사진을 자세히 보면 그 단초가 있다. 다음편에 그 해답이 있다.
김중석 stone@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