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경북 포항 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철근·형강 등 건설용 봉형강류 수요가 급감하면서 생산을 이어갈 실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공장은 무기한 휴업 상태에 들어갔으며 향후 재가동 여부는 철강 수요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포항 2공장은 철근, 형강 등을 주로 생산해온 라인으로 건설 경기와 연동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건설 수주가 급감하고 대형 프로젝트도 줄어들면서 봉형강류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다.
멈추는 공장들…철강업 전반이 흔들린다
업계에서는 이번 휴업이 철강업 전반의 불황을 반영하는 신호탄으로 본다. 최근 동국제강이 인천공장에서 철근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현대제철도 지난 4월 인천 철근 공장 가동을 한 달간 멈춘 바 있다. 지난해에는 포스코가 포항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잇따라 폐쇄하는 등 주요 철강사들의 가동 중단 사례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이번 조치는 단기적인 수요 부진을 넘어 내수 의존도가 높은 사업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전체 매출의 약 80%가 국내에서 발생하고, 봉형강 제품군만으로도 30%에 달한다. 봉형강 시장은 전방 산업인 건설경기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는 분야다. 철근·형강 등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데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 압박까지 더해져 수익 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실적도 악화 일로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매출이 전년 대비 10.4% 줄었고 영업이익은 60.6%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도 19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당분간 수익성 회복이 어려운 봉형강 부문은 축소하고 자동차강판 등 판재류 수출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로 기반 일관제철소 신설도 추진 중이다. 내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키우려는 시도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