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시즌 2번째 메이저 대회 제80회 US 여자오픈(총상금 1200만달러)을 제패한 마야 스타르크(스웨덴)가 거액의 우승 상금을 어디에 쓸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여자 골프 대회에서 가장 큰 총상금이 내걸린 이 대회의 우승 상금은 240만 달러(약 33억 2000만원). 올해 그가 벌어들인 상금 13만 725달러(약 1억 7000만원)의 무려 18배 이상이 되는 금액이다. 그가 LPGA 투어에서 3년 동안 활동하며 번 상금 284만 7784달러(약 39억 4000만원)를 한방에 번 셈이다.
스타르크는 상금을 어떻게 쓸지 묻는 질문에 “현재 살고 있는 원룸 아파트에서 이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생으로 스웨덴 출신인 그는 2006년 안니카 소렌스탐 이후 스웨덴 선수로는 처음으로 US 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US 여자오픈에서 처음 우승한 스웨덴 선수는 1998년 리셀로트 노이만이었고 소렌스탐이 1995년과 1996년, 2006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19년 만에 스타르크가 스웨덴 선수로 US 여자오픈을 제패했다.
또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6번째 스웨덴 선수가 됐다. 2021년 안나 노르드크비스트가 AIG 여자오픈(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처음이다.
그는 “(노이만, 소렌스탐이) ‘트로피를 집으로 가져오라’고 문자를 줬다”고 말하며 기뻐했다.
스타르크는 US 여자오픈을 앞두고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고도 털어놨다. 이 대회 전까지 올 시즌 LPGA 투어 8개 대회에서 ‘톱10’ 한 차례에 그쳤고 컷 탈락도 3번이나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걸 통제하려고 했던 걸 멈추고 자연스럽게 일이 진행되도록 내버려뒀던 게 주효했다”며 “이번주에는 제 자신감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다. 연습, 스윙 과정을 잘 수행하고 있었고 그런 작은 것들이 다시 자신감을 키우는 데 핵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3라운드까지 2위에 1타 앞선 단독 선두였던 스타르크는 전반 9개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전반에 2타를 줄인 코다에게 1타 차로 쫓겼다. 그러나 11번홀(파4)에서 약 4.3m 버디 퍼트를 넣었고, 코다가 13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면서 스타르크와 격차가 3타로 벌어졌다.
17번홀이 돼서야 리더보드를 봤다는 스타르크는 “경기를 시작할 땐 많이 떨렸지만, 17번홀 쯤에선 게임을 통제할 수 있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느 정도 알 것 같아서 생각보다 긴장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기 중 긴장을 풀어준 건 전직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었던 그의 캐디 제프 브라이턴이라고 한다. 그는 “캐디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제 퍼트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친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5언더파 283타)는 US 여자오픈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낸 것을 위안 삼았다. 2021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2024년 셰브론 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에서 2차례 우승한 코다는 US 여자오픈에서는 2022년 공동 8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코다는 앞서 “US 여자오픈과는 복잡한 관계”라고 이야기했다. 유독 US 여자오픈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그는 지난해 대회 1라운드에선 10오버파를 쳤고, 특히 파3홀인 12번홀에서 규정 타수보다 7타를 더 친 ‘셉튜플 보기’를 범하기도 했다.
코다는 “14살 때부터 이 대회에 출전해 더 감정적일 수도 있지만 가슴이 아팠던 순간이 몇 번이나 있었다. 골프가 이기는 것보다 지는 일이 더 많다는 건 알지만, 작년 플레이는 확실히 제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자신과 제 경기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 US 여자오픈에서 제가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알았다. US 여자오픈은 제 경기의 모든 부분을 시험하기 때문”이라며 “이 상황을 극복하고 메이저 대회 우승 경쟁에 뛰어들길 바란다. 조금 아프지만 진전한 것에 만족하고 앞으로 계속 이런 플레이를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차재희 기자(jhcha@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