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기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체권단이 받아들여 워크아웃을 진행할 수 있는데,
태영건설이 내놓은 자구안은 남의 뼈를 깎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태영건설이 지난달 28일 만기가 도래한 상거래 채권액 전부를 갚을 것이라 공언해 놓고도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 원을 미상환한 것에 대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복현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그룹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 문제에 대해 “(오너 일가의 재원은)단 1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전날 태영건설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자구안을 발표했다.
자구안에는①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1549억 원)의 태영건설 지원
②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 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등이 담겼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채권단의 주 관심사였던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은 언금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 원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을 지원하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오너 일가의 급한 쪽에 자금을 쓴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잇다”며 “그나마 쓴 것도 회장 개인 자금이 아니라 회사 자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코비트 매각도 의미있는 금액이 나올 순 있으나 다른 주요 주주가 있고, 여건상 단기간에 매각이 성사돼
유동성 자금이 들어오는지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의 기본 요건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태영건설 지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티와리 홀딩스 지분을 지키는데 자금이 쓰이는 게 현실”이라며
“오너 일가의 자회사 매각 등 현금 유동자산이 잇음에도 계획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날 태영그룹을 향해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는 “태영건설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수긍할 수 있는 자구안이
11일 이전에 나와야 하는데, 이번 주말을 넘기면 다른 채권단을 설득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태영건설 자구안을 바탕으로 11일 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한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선 태영건설 자구안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만큼 워크아웃에 동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구안을 추가로 내놔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선택하지 않으면 태영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중석 기자sr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