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거포 유망주 노시환(23)은 4월 한달간 24경기서 95타수 30안타 타율 0.316 2홈런 10타점 14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4월1일 키움과의 개막전서 KBO리그 최고투수 안우진에게 2안타를 뽑아낸 상승세를 한달 내내 유지했다.
5월에 숨을 고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65타수 17안타 타율 0.262 6홈런 11타점 11득점 2도루. 사실 애버리지만 빼면 홈런, 타점, 득점 페이스는 오히려 4월보다 가파르다. 그러나 14일 인천 SSG전부터 21일 잠실 LG전 마지막 타석까지 35타석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다.
노시환은 13일 인천 SSG전서 2안타를 날리면서 타율을 0.359까지 올렸다. 그러나 이후 1주일 내내 안타를 적립하지 못하면서 3할이 무너졌다. 시즌타율 0.294에 8홈런 21타점 25득점 OPS 0.885. 여전히 훌륭한 성적이지만, 1주일 무안타로 타율 6푼5리를 까먹은 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안타가 안 나온 기간에 삼진은 여덟 차례 당했다.
노시환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메사 스프링캠프에서 2022시즌을 돌아보며 “삼진 먹는 것을 두려워했다”라고 했다. 자신도 모르게 소극적 타격, 작아진 스윙이 장점마저 잃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렸다. 올 시즌에는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이동해 장타 생산에 집중하고, 애버리지까지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4월만 보면 성공적이었다. 3할5푼대 고타율에 장타율까지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애버리지와 장타가 절대 상반된 영역이 아니다. 히팅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야 변화구가 꺾이기 전에 좋은 타구를 생산해 애버리지도 올리고 장타력까지 키울 수 있다. 육안으로 확인도 잘 안 되는 미묘한 변화인데, 노시환은 최근 부진으로 지난 겨울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다.
21일 잠실 LG전서도 잘 맞은 타구가 병살타, 살짝 타이밍이 늦은 스윙이 먹힌 타구가 되며 범타가 되는 등 불운이 계속됐다. 이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정민철 해설위원은 매커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결과가 안 나오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나쁜 건 아닌데 이상하게 잡힌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타석에 들어설 것이다. ‘왜 안 되지’ 이런 생각을 안고 임할 것이다. 잘 맞고 좋으면 다음 공에 대비를 할 여유가 생기는데, ‘왜 안 맞지’하고 있다 보면 서 있는 상태에서 삼진도 나온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가 클 것이다. 어디 아픈 것도 아니고. 숫자만 3에서 2로(3할대 타율이 무너진 걸 의미) 떨어지고. 대전 돌아가는 차 안에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을 것이다”라고 했다. 숫자가 떨어지는 게 전광판에 잡히고, 그걸 볼 수밖에 없으니 멘탈 관리가 안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결국 스스로 극복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한화 중심타선과 핫코너에 노시환이 없는 걸 상상하기도 힘들다. 외국인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실패작으로 판명 나면서 당장 노시환의 퍼포먼스가 한화로서도 상당히 중요하다.
김주용 기자(jy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