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를 250차례 충·방전하면 주행 거리가 최대 8% 정도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제출받은 ‘전기차 배터리 등 보증기간 설정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는 이같은 시뮬레이션 결과가 담겼다.
전기차 연식에 따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이번 연구는 한양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했다. 연구진은 현대자동차 2022년식 제네시스 G80 EV를 실험차량으로 선정하고 1D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해 실험을 수행했다. 제작사가 공개하지 않은 제원은 기관이 보유한 아이오닉 차량의 제원을 반영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시뮬레이션 모델로 산출한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실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전기차 배터리는 사용할수록 열화돼 용량과 전력이 감소한다. 이는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8년 또는 주행거리 16만㎞ 내에서 성능 70%를 유지’한다.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 배터리 보증기간도 이 수준으로 설정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는 ‘10년·20만㎞’, 기아차 쏘울 EV는 ‘10년·16만㎞’가 배터리 용량 70% 보증기간으로 설정돼있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외기온도가 25도일 때 배터리를 50회 충전하고 방전한 뒤 주행거리는 399.46㎞였다. 이는 기본 주행거리(403.28㎞)보다 0.95% 적은 수준이다. 충·방전 150회와 250회 이후 주행거리는 각각 391.76㎞와 384.46㎞로 각각 2.85%와 4.67% 감소했다. 외기온도가 40도인 경우 50회·150회·250회 충·방전 시 주행거리는 각각 396.55㎞·383.57㎞·370.27㎞로 기본 주행거리에 견줘 1.68%·4.90%·8.19% 줄었다.
배터리 수명이 곧 전기차 수명이기에 일정 주행거리까지는 어느 정도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보증기간 설정이 필요하다. 국립환경과학원도 전기차 배터리 보증기간을 설정하기 위한 자료와 기술을 확보하고자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중국은 전기차에 탑재되는 동력용 배터리 규제에 규정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방전용량 500회’에 도달하는 동안 원래 배터리 용량의 90%가 유지돼야 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유로7 제안’에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된 내용도 담겼는데 ‘5년 혹은 10만㎞ 이하에선 용량의 80% 이상’, ‘5년 초과 8년 이하 또는 10만㎞ 초과 16만㎞ 이하에선 용량의 70%’가 제안됐다.
이승준 기자(sjlee@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