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노인의 ‘킹메이커’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좁혀지면서

급부상한  사람은, 바로 ‘81세의 노인’이라고 표현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종인은 누군가?

‘김종인=경제민주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경제민주화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생긴 빈부격차를 평등하게 조정하자는

취지의 용어다. 1987년 당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었던 김종인이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이 들어가도록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의 역할 논란은 많지만, 그의 철학은 분명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음은 부인할 수 없다.

헌법 119조 1항 ‘대한민국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2항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 성장과 적정한 소득분배,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방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1항은 자유시장 경제원칙,  2항은 경제민주화 원칙을 천명한 헌법 조항이 만들어졌다.

소득분배와 재벌규제의 정부 개입 명분을 만든 셈이다.

이후 제18대 대통령 선거 때 김종인의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국민적 지지를 얻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일조를 했다. 그의 첫 번째 킹메이커로 불린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된 뒤 경제민주화 실천은 뒷전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에 실망한 김종인은 민주당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진보·좌파 성향의 민주당은 경제민주화의 뜻을 이룰 것으로 그는 판단했다고 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때 문재인 정부 탄생을 도왔다. 그의 두 번째 킹메이커로 불린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된 뒤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면서 경제민주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김종인의 배신감은 훨씬 더 커졌다. 보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진보 정당이라는

민주당 출신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분노였다.

그는 심지어 ‘문재인 타도’를 외치며 과거 새누리당 후신인 국민의힘에 다시 합류한 것이다.

보수 진영에서 김종인의 세 번째 킹메이커에 대한 기대가 커진 이유다.

더구나 그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서울시장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중도층과 호남지역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한때 자신의 친정이던 민주당을 꺾었다.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을 밀어, 거의 질 것만 같았던 민주당의 박영선 후보를 꺾고

당선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 찬사를 받았다.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 진영에서 김종인과 맞상대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이해찬을 앞세우고 있으나 게임이 안 된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해찬은 김종인보다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 등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냥 노인이라는 게 세평이다.

나이도 69세로 김종인보다 12살이나 훨씬 더 어린데도 김종인보다 이해찬을 더 노인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종인의 또 하나 트레이드마크는 고집불통이다.

자신의 철학이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고집을 꺾지 않고 뛰쳐나오는 성격이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 진영을 여러 차례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새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는 이유는 뭘까?

고집스럽게 자신의 철학을 지키면서 결과, 성과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단순한 81세의 노인과 크게 다른 것은 이뿐이다.

김종인은 곧 윤석열 캠프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세 번째 킹메이커 역할 결과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81세 노인의 경쟁력이 궁금한 것뿐이다.

최로엡 loep@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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