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인섭(71)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알선수재 혐의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해 10월 배임죄로 기소된
백현동 사건에서 법원의 첫 유죄 판단이 나온 것이다.
김씨는 고거 이 대표 성남시장 출마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앗던 인연 등
친분을 앞세워 백현동 개발 사업에 로비스트로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13일 김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중형 선고에 따른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김씨는 앞서 지난해 10월 보석 허가를 받고 출려난 상태였다.
재판부는 별도로 63억5733만원여원의 추징도 선고했다.
김씨는 2014년 성남시 정책 비서관이던 정진상 전 민주당 정책조정실장에게 백현동 관련
각종 인허가를 청탁한 대가로 시행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에게서
현금 77억원, 5억원 상당의 함바 사업권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실제 정 대표의 부탁을 받고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를
기존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주거지 비율을 확대하며,
성남도시갭발공사의 참여를 배제해 달라는 내용 등을 성남시에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판부는 이같은 알선수재 혐의 대붑누을 유죄로 판단햇다.
다만, 김씨의 현금 수수액 77억원 중 2억5000만원은 대여금으로 보고 부죄로 판단햇고,
5억원 상당의 함바사업권은 액수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유죄로 인정하되 ‘액수 미상’으로 판단했다.
◇”백현동 용도변경, 성남도공 배제 부탁…알선 맞다”
김씨는 그간 재판에서 성남시에 개발 관련 사항을 요청한 사실과 정 대표에게서 현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김씨는 “청탁이 아니라 사업자로서 의견 개진을 한 것뿐이며, 최종 주거지 비율 확대 등은
성남시가 자체 결정한 것이지 내 부탁의 영향은 아니다”라고 주장해 왓다. 현금 수수에 대해서도
“정바울과 동업관계 지분을 청산하며 금품을 받은 것이지 청탁 대가가 아니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의 행위가 알선수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바울로부터 용도변경, 주거비율 확대, 성남도시개발공사 배제 등에 관해 성남시 공무원에게
요청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책비서곤으로 성남시 사무를 총괄하던 정진상에게 여러 차례 자신 혹은
정바울의 뜻대로 처리해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며 “공무원의 직부와 관련해 당사자의 의사를 전달하는
행위로 ‘알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사업에서 피고인의 역할은 정 전 실장에게 청탁하는 대관작업 외에는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정바울과 동업 역시 외관을 갖춘 것에 불과해 실질적인 동업 관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성남시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공정성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며
김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 최고형인 지ㅏㅇ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별다른 전문성이나 노하우 없이 오로지 지방 정치인 및 성남시 공무원과의 친분만을 이용해
여러 차례 적극적인 알선을 했고, 그 대가로 국민의 일반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70억원이 넘는 거액을 수수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동종 알선수재 범행으로 실형을 받고 누범 기간 중에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이 사건을 저질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김씨 사건은 그간 대장동·백현동 사업과 관련된 여러 사건 중 가장 먼저 선고된 사건이다.
법원은 △김씨와 이재명·정진상의 친분관계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주거지 비율 결정 과정에
정바울·김인섭·정진상이 관여한 점 △성남도시개발공사 참여 배제 과정에서
정진상이 관여, 이재명이 결재한 점 등을 모두 인정했다. 이 부분은 대장동 본류 재판 및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백현동 관련 재판에서도 다투고 잇는 내용인데,
이에 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온 것이다.
재판부는 또 “김인섭은 2005년 시민운동을 함께 하며 이재명 전 시장과 친분을 쌓았,
여러 차례 선거 지원을 하면서 이재명·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며
“공무원들도 김인섭이 이재명 정진상과 특수관계인 점을 잘 알고 잇었다”고도 인정했다.
김씨가 성남시 도시계획팀장에게 ‘2층에서 잘해보라고 했다”고 언질한데 대해 재판부는
“성남시장실과 정책실장실이 시청 2층에 있었기 때문에 성남시 공무원들은 이재명·정진상을 ‘2층’으로 칭해왔다” 고 했다.
이같은 특수관계 및 ‘2층’언급은 역시 대장동 등 다른 재판에서도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부분이다.
김중석 기자srkim@scorep.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