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70년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8년생이다.
국내 대표 재벌을 이끄는 두사람은 두살터울로 친구같이 지내며 가끔 술도 함께
마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이 이 부회장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술은 더 세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실제로 누가 더 센가를 말하는 게 아니라 기업의 술문화가
삼성보다는 현대가 더 쎄다는 얘기를 그렇게 표현한다.
현대그룹 하면 건설 현장에서 막걸리나 폭탄주를 마실 것 같고
삼성그룹 하면 깨끗한 고급식당에서 포도주를 우아하게 마실 것 같은
기업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기업 이미지가 두 그룹 총수
이미지와도 일정부분 겹칠 수 밖에 없다.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 정몽구 명예 회장과 마찬가지로
주량이 센 편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폭탄주보다
소주를 즐겼다. 정의선 회장의 할아버지인 정주영 명예회장은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울산조선소에서 막걸리를 많이 마신 것으로
유명하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포천막걸리를 가지고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마셨던 일화도 있다.
그래서 현대그룹에선 할아버지는 막걸리, 아버지는 소주
아들인 정의선 회장은 양주를 즐기는 것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은 양주뿐 아니라 소주, 폭탄주 등을
가리지 않고 술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이 37살 되던 기아자동차 사장 시절
그는 전국의 자동차영업점을 순회했었다.
경북 영업점을 방문한 뒤 직원들과 회식자리를 마련했다.
나이 많은 부장이 당시 유행하던 ‘충성주’를 바치겠다고 했다.
충성주는 맥주잔 위에 젓가락 두개를 걸쳐 놓고 그 위에 소주잔을
각각 얹어 놓은 뒤 이마로 상을 세게 내리쳐 그 충격으로 소주잔이
맥주잔 속으로 들어가 섞이는 폭탄주다. 이런 충성주의 제조법을 설명들은
정 회장은 즉각 “여기서 내가 제일 어린데 제가 만들어 그리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술잔을 뺏어 직접 제조해 충성주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바친 일화는 유명하다.
수십명의 영업점 지점장들에게 일일이 술잔을 돌리면서 대작하는 것은 기본이다.
정의선 회장은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이라는 이름으로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이 행사에서 한 직원이 평소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정의선 회장은 “잘자고, 잘먹고. 운동해 하루의 스트레스를 푼다”고 말했다.
그 말끝에 한마디를 더 덧붙여 참석자들의 폭소를 터뜨렸다.
“폭탄주 같은 술을 마셔서는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더라구요…”
김중석 stone@scorep.net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