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뜬금없는 계엄령 선포와 국회 요구에 따른 해제에,
권위주의에 익숙한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실시간으로 전한 데 이어
다양한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신화통신은 4일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라는 제목으로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상황을 시간별로 정리해 보도했다.
매체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영화 ‘서울의 봄’과 줄거리가 같다”면서
“한국이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40여 년 만인데, 며칠 후면 12·12 군사쿠데타
45주년이 된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이어 “최근 몇년간 한국 정치계의
정치적 양극화와 반대 현상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은 이날 계엄령에 대해
“사실상 쿠데타”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자체가 충격적”이라 했다.
이와 함께 계엄령의 배경에는 김건희 여사가 있다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전 세계의 적이 되길 선언하는 일이 영화나 소설에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일주일 가량 앞둔 시점에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는 해석이다.
중화권 매체들도 계엄령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윤 대통령이 “스스로 정치적 생명을 끊었다”고 평가했다. 대만 연합보도 “44년 만에
‘서울의 봄’이 재등장했다”면서 “최악의 밤이자 슬프고 충격적인 9시간이었다”고 했다.
중국 네티즌들도 한국이 계엄령에 큰 관심을 보였다. 현지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계엄령 관련 검색어가 이날 내내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김주용 기자 jy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