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전자’에 화들짝 삼성“10조원 자사주 매입”…투심 되살리나

삼성전자 “10조 원 자사주 매입·소각”…2017년 9.3조원 매입 이후 처음

3개월내 3조원 장내 매입후 소각…7조원 어치는 9개월간 분할 매수키로

 

삼성전자가 오는 18일부터 1년간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연초 이후 주가가 30% 넘게 하락하면서 기업가치가 청산 가치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지자 투심을 되살리기 위해 초강력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의결했다. 우선 18일부터 3개월간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장내 매수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 규모다. 전체 발행 주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84%다.

이번 매수 규모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올 3분기 말 기준 103조7765억원)의

9.6%에 달한다.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시설 투자가 아니라 주주환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주주가치 제고’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4일 4만9900원으로 마감하며 연초 이후 32.8% 떨어졌으며,

올해 7월 8만8800원을 찍었던 고점 대비 43.8% 급락했다. ‘4만 전자’는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한 2020년 6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10조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종희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원 60명은 올해 회사 주식 23만2386주(157억7705만원)를 사들였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한종희 부회장은 7억3900만원을 들여 1만주를 매수했다.

반도체를 이끌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은 6억8950만원에 1만주 사들였고, 노태문 사장도

10억1500만원에 1만5000주를 확보했다.  임원들이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책임 경영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회사 주식을 사들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주가가 추락하는 과정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던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하며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5일에는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큰 폭으로 반등해 ‘5만전자’를 회복했다.

또 HBM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연말에는 엔비디아H200에

HBM3E 8단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고, 내년 하반기에 12단 제품까지 들어가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중석 기자 srkim@scorep.net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