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해 지난 한 달간 국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가운데, 공영방송사 KBS가 이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10일 KBS는 대통령실 국민제안 관련 입장문을 내고 “시청자 여러분의 불만과 지적을 경청하고 스스로를 점검하겠다”라고 말했다.
KBS는 “지난 3월9일 대통령실은 국민제안에 ‘TV 수신료 징수방식'(TV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이라는 주제를 게시한 뒤, 4월9일까지 이에 대한 국민 의견을 청취했다”라며 “5만6000여명이 넘는 많은 참여자들이 ‘수신료 분리 징수’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고, 다수의 KBS에 대한 비판과 수신료 폐지를 주장하는 내용의 게시 글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의견을 낸 국민들 가운데 약 96%가 전기료와 TV 수신료의 분리 징수에 찬성했다.
이어 “국민제안과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비판과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공영방송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겠다”라며 “특히 보도와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대한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작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충분히 파악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판단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TV 수신료 분리 징수에 대한 논의는 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ㄷ결과 같이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국민들이 납부하고 있는신 수신료는 시청의 대가가 아니라 공영방송 사업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소요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것으로 수상기 소유자에 대해 공평하게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에 해당하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의 국민제안은 △수신료가 방송 시청 여부와 관계없이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입장 △분리 징수를 하더라도 수신료 납부 의무가 유지된다는 점 △프랑스의 경우 주민세 폐지로 인해 함께 부과되던 수신료가 폐지되는 대신, 전체 수신료와 동일한 금액을 정부가 조달하기로 한 점 등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실관계들이 누락돼 있어 정확한 여론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KBS는 “전 세계적으로 공영방송에 대한 공적재원은 수신료, 세금, 정부의 교부금 등 나라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조성되고 있으며, 전력회사를 통한 수신료의 납부와 징수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여러 국가들이 국민들의 납부편의와 징수비용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라며 “KBS는 효율적인 통합 징수 방식 덕분에 수신료의 낭비 없이 재원을 프로그램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면서도 KBS는 여론 역시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국민제안 결과를 계기로 보다 엄격한 시선으로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시청자를 위한 공적 책무를 강화하는 진지한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라고 했다. 또한 대통령실에도 “각국 정부는 공영방송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으니, 이번 국민제안의 결과와 함께 공영미디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이어져 ‘공공 인프라’로서의 책임과 역할, 지원 방안에 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질 수 있도록 발전적인 방향의 정책을 입안해주시길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9일 대통령실은 국민제안 홈페이지 내 ‘국민참여 토론’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TV 수신료 징수방식 개선’에 관한 의견 수렴을 4월9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히며,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국민제안을 통해 전기요금 항목에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납부하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접수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수신료는 월 2500원이다.
이후 이달 9일까지 약 5만8000명의 국민들이 ‘수신료 분리 징수’에 대해 찬성, 반대 의견을 냈으며 그중 찬성이 96%에 달했다.
김중석 기자(js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