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으면(소식) 노화를 늦추고 건강수명(건강하게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100세 건강을 위해서는 ‘식탐’을 조절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최근 사람을 대상으로 노화와 식단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이 주목받고 있다. 어떤 내용일까?
◆ 열량 25% 줄인 식사 2년 했더니… 노화 속도 2~3% 느려져
소식이 노화의 진행 속도를 늦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실린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2년간 열량(칼로리)을 25% 줄인 식사를 꾸준히 한 사람들은 노화 속도가 2~3%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망위험을 15% 줄인 것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칼로리 섭취량과 노화 DNA 간의 연관성을 살피기 위해 정상 또는 과체중인 21~50세 남성과 21~47세 여성 22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2년 동안 칼로리를 25% 줄인 식사를 한 그룹과 평소와 같은 칼로리를 섭취한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소식으로 열량을 줄인 사람들의 노화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 나이 들어 과식하면 불편한 이유… 몸이 소식에 맞춰져 있기 때문?
중년이 돼도 식탐은 여전하지만, 몸이 안 따라주는 경우가 있다. 과식이라도 하면 몸이 부대껴 고생한다. 왜 그럴까? 몸이 젊을 때와 다르기 때문이다. 소화액, 쓸개즙 등 음식을 소화시키는 각종 분비물이 줄어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식탐을 이기지 못해 과식을 일삼으면 몸에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노화가 빨라지고 염증이 생겨 건강이 나빠진다.
◆ 열량 과다 섭취가 질병 원인… 소식한다고 매일 김치에 밥만?
대부분의 100세인들은 장수비결로 꾸준한 몸의 움직임, 낙천적 성격과 함께 소식을 꼽는다. 소식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과학자들도 동의한다. 많은 질병, 암 등이 열량 과다 섭취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대장암이 국내에서 급증하는 것은 많이 먹고 덜 움직이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다만 무턱대고 적게 먹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다. 귀찮다고, 돈이 없다고 밥과 김치만 매일 먹으면 단백질, 지방 등 주요 영양소가 부족해져 건강을 해칠 수 있다.
◆ 탄수화물은 적정량… 단백질-칼슘-비타민 등에 신경 써야
40세가 넘으면 근육이 자연 감소한다. 특히 여성은 갱년기에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줄어 골밀도가 크게 줄어든다. 여기에 대처해야 한다. 밥 등 탄수화물도 적정량 먹되 근육에 좋은 단백질, 뼈에 좋은 칼슘 등에 신경 써야 한다. 태우지 않고 삶는 방식으로 육류를 먹고 달걀, 콩, 두부 등을 자주 먹어야 근육 유지에 좋다.
칼슘 부족 1위의 연령대는 50대 여성들이다(보건복지부 조사). 우유-요구르트 등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 시래기 등 칼슘이 많은 음식을 꾸준히 먹고 오전에 20분 정도 맨살에 햇빛을 쬐어 비타민 D를 만들어야 칼슘 흡수가 빨라진다. 몸의 산화(노화)를 줄이는 항산화 물질이 많은 생채소, 과일도 자주 먹어야 건강수명에 도움이 된다.
이승준 기자(sjlee@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