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여성의 xx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하면 여성혐오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지난 27일 TV토론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묻고 싶다”면서 한 질문이 여성혐오적이고
폭력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져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과거 인터넷에
올렸다는 의혹이 나오는 원색적인 댓글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위를 넘는 음담패설을
(이재명 후보 아들)동호 씨가 한 것으로 확인이 됐다”고 하면서 “제가 (토론에서)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느냐”며 “정말 성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이는 누구냐”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이동호 씨는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저는 이동호 씨 게시글 중 하나를 비교적 가치중립적 단어로
바꿔 인용했지만 워낙 심한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표현들이라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가 있었다”
고 말했다.
이같은 이준석 후보의 발언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여성계에서는 이 후보의 TV토론 발언을 두고
‘여성 혐오’라며 문제삼았다. 28일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및 그 가족 그리고 모든 유권자를
향한 혐오 발언이며 매우 중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라며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2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가 방송 때 했던 그 발언은 이 후보의 창작물”이라고 했다. 그는 “창작물을 갖고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 것 아니냐”며 ” 그 발언은 명백하게 본인 창작물이거나 커뮤니티에서
떠돌아다니는 얘기들이다. 생방송 토론에서 보여준 이준석 후보의 말도 안되는 발언은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선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거짓을 거짓으로 덮고, 허위를 허위로 덮어온
개장사의 퇴장은 결국 대선 후 친정 국힘 의원들의 찬성표에 힘입은 국회의원 제명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이준석 후보가 “해당 표현은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동호 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일부라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준석 후보는 29일 기자회견에서 “순화해도 한계가 있었다. 그마저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상식의 눈높이에서 묻는다.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느냐”며 “정말 섬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이는 누구냐”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이재명 후보가 더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었을 때 우리가 마주할 미래”라면 “표현의 자유,
검증의 의무는 사라지고, 집단으로 가해지는 린치와 권력에 대한 충성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질문이 후보자 가족 검증의 차원이었다고 했다. 그는 “저의 질문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이었다”며 “인권을 이야기하는 후보가 이 같은 표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마땅히 확인해야 했고, 이재명 후보는 가족의 일탈에 어떤 책임 의식을 갖고 있는 지 또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은 사생활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며 “저에 대한 검증 역시 얼마든 환영한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는 “동호 씨는 저급한 표현 외에도 2년 가까이 700회 넘게, 총 2억3000만원의
불법 도박을 저질렀다”며 “이재명 후보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관심이거나 무능일 것”이라 했다.
이어 “그런 인물이 과연 나라를 맡을 자격이 있느냐”고 말했다.
김주용 기자 jy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