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와인은 아주 진귀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제품이다. 그 시작은 약 2세기 전 독일에서 우연한 계기로 이루어졌다. 1794년 겨울 갑작스레 예상 밖의 서리가 내려 포도송이는 꽁꽁 얼어 버렸다. 프란코니아(Franconia)의 농부들은 이 얼어버린 포도를 아까워 차마 내다 버리지 못해 그것으로 와인을 빚었다. 결과는 놀라운 일이었다. 꿀처럼 맛이 단 소량의 넥타가 산도에 있어서도 훌륭한 밸런스를 보이면서 그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와인으로 변모 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아이스바인(Eiswein)’ 이었던 것이다.
캐나다에서 아이스와인의 시작은 하인리 빈야드(Hainle Vineyards)라는 지역에서 1978년에 아이스 와인을 처음으로 만든 것으로 되어 있다.
현재 자연적인 아이스와인을 만드는 나라는 독일, 캐나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세 나라밖에 없다. 일부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서 포도송이를 인위적으로 냉동시켜 이로서 감미가 있는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는 진정한 의미의 아이스 와인은 아니다.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 위한 포도의 수확
아이스 와인은 글자 그대로 얼은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것이다. 북반구의 와인 생산국들은 대체로 9월이 되면 포도를 수확한다. 그러나 아이스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도를 들판에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가 이르게는 11월, 늦게는 그 이듬해 2월에 수확하게 된다.
캐나다의 경우 이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우선 당국(Wine Institute)에 포도 수확에 관해 사전 신고를 해야 하며 수확은 VQAVintners Qualiy Alliance(프랑스의 AOC와 유사) 규정에 의해 기온이 섭씨 -8。이하이어야만 허용된다. 이런 이유로 생산자들은 늦겨울 기후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해야하고 실제수확은 거의 한밤중, 또는 새벽에 이루어진다.
예외적으로 한겨울에는 일중 시간에도 작업을 한다. 만약 기대하는 온도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와이너리(Winery)들은 아이스와인 대신 늦은 수확 와인(Late Harver Wine)을 만든다. 이때 수확은 반드시 손으로만 이루어진다.
와인 보존을 위한 선택, 강화와인
강화와인(Fortified Wine)을 간단히 설명하면 같은 와인과 원료인 포도를 사용해 만드는 증류주 즉, 브랜디를 첨가하여 제조한 와인이다. 유럽연합의 기준에 따르면 강화와인은 사실상 리큐어 와인으로 봐야한다. 효모에 의한 알코올 발효가 종료되기 전에 증류주를 첨가하면 첨가된 알코올에 의해 효모는 소멸되고 잔당이 남게 된다. 결국, 잔당이 남으므로 스위트 하고 알코올이 첨가되었으므로 알코올 농도가 높은(보통 20% 이상) 와인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포도주에 증류주를 첨가하는 이유는 알코올을 강화시켜 와인을 보존하기 위해서였다. 포도주를 보존하는 다른 방법들도 존재하지만, 알코올을 강화시키는 방법(Fortification Method)은 최종 와인에 독특한 맛을 주어 와인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강화 와인은 와인을 증류시켜 제조된 증류주와는 다르다. 또한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은 귀부와인이나 아이스와인과도 다른 스타일의 스위트와인이다. 강화와인은 증류된 증류주를 첨가하여 제조하며 대표적인 종류로는 포트(Port), 쉐리(Sherry), 마데이라(Madeira), 마르살라(Marsala) 등의 강화와인이 개발되었다.
다양한 스타일의 강화와인 제조법
강화 와인을 만들기 위해 브랜디가 가장 많이 첨가되기는 하지만, 곡식이나 사탕수수 등을 이용하여 제조된 증류주를 첨가하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 첨가할 수 있는 증류주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 첨가하는 증류주의 원료와 증류방식은 강화와인의 맛과 향, 품질에 많은 영향을 준다. 발효가 일어나는 동안 효모는 포도에 존재하는 당을 알코올로 전환하며 이러한 작용은 알코올 농도가 16~18%에 이르러 높은 농도의 알코올에 의해 효모의 활동이 멈출 때까지 계속된다.
만약 발효가 완전하게 일어나 효모가 포도 속의 당분을 모두 알코올로 전환한다면 최종 와인에는 당분이 없는 드라이 와인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강화와인을 만들 때처럼 발효 초기에 알코올을 첨가하여 효모의 활동을 정지시킨다면 포도 속의 당분은 잔당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쉐리처럼 당분이 없는 와인을 만들고 싶다면 발효 초기가 아니라 발효가 종료되는 시점에 알코올을 첨가하면 된다.
글 : 박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