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높은 실적을 낸 기업을 중심으로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긴 대기업이 늘고 있다. 평균 연봉이 2억원을 넘은 기업도 등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던 2020년 대비 2021년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지난해 성과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각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 등기임원을 제외하고 미등기임원은 포함한 SK스퀘어 직원 84명의 평균 연봉은 2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1인 평균 급여액이 6억2000만원에 이르는 미등기임원 12명을 빼도, 직원 평균 연봉은 1억5702만원에 달했다.
SK스퀘어는 2021년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해 출범한 투자전문회사다. 연간 사업보고서 공시 첫해 평균 연봉에서 SK텔레콤(1억4500만원)을 제쳤다.
또 지난해 LG그룹 지주사 LG와 DL그룹 지주사 DL의 직원 평균 연봉이 각각 2억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LG는 1억3500만원에서 48.9% 뛰었고, DL도 1억8800만원에서 6.9% 올랐다.
정유업계 연봉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작년 평균 연봉은 S-OIL(에쓰오일) 1억7107만원, SK에너지 1억5700만원, GS칼텍스 1억5397만원, SK에너지 모회사 SK이노베이션 1억5300만원 등이다.
◇삼성·SK·LG·현대 모두 1억원 넘겨… 평균 연봉 1억 대기업 증가세
삼성전자는 지난해 1억3500만원으로, 재작년의 1억4400만원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다른 삼성 계열사로는 삼성SDS 1억3100만원, 제일기획 1억2700만원, 삼성물산 1억2500만원, 삼성엔지니어링 1억2000만원, 삼성SDI 1억1600만원 등이다.
SK하이닉스의 작년 평균 연봉은 삼성전자와 비슷한 1억3385만원으로 전년(1억1520만원) 대비 16.2% 늘었다. 그 외 SK 계열사는 SK지오센트릭 1억4900만원, SK엔무브 1억3600만원, SKC 1억2800만원, SK디스커버리 1억2300만원, SK 1억1800만원, SK가스 1억1300만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1억800만원, SK디앤디 1억500만원 등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처음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9700만원에서 1억1200만원으로 15.5% 증가했다. LG 계열사 중에서는 LG화학(1억2000만원)과 LG유플러스(1억1000만원) 등이 1억원을 웃돌았고, LG에너지솔루션도 9900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했다.
현대차(1억500만원), 기아(1억1200만원), 현대모비스(1억800만원), 현대제철(1억700만원), 현대위아(1억200만원)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1억원을 넘겼다.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대기업은 해마다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100대 비금융업 상장사 중 사업보고서를 공개한 85개사를 조사한 결과,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기업은 2019년 8곳, 2020년 10곳, 2021년 21곳으로 늘었다.
다만 사업보고서상 급여 총액에는 미등기 임원 등이 받는 고액 보수와 스톡옵션 행사 차익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한 평균 연봉은 대다수 직원이 받는 보수와 괴리가 있을 수 있다.
황지운 기자(hwang.jiun@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