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숨을 거뒀다. 약 10년간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다.
지난 2019년부터 남편 백건우, 딸 백진희와 함께 프랑스 파리에 거주해왔다.
윤정희는 지난 1967년 1200:1 경쟁률을 뚫고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다.
그해 대종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여우상을 수상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듬해에는 영화 ‘내시’, ‘천하장사 임꺽정’, ‘일본인’ 등을 선보였다.
지난 1969년에는 ‘독 짓는 늙은이’, ‘팔도 사나이’ 등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그는 1960~19070년대 국내 여자 영화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다.
총 280여 편에 출연, 폭넓은 연기를 소화해왔다.
돌연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1973년 프랑스로 향했다.
이후 프랑스 파리 제3대학에서 예술학 석사 학위를 받고 돌아왔다.
윤정희는 지난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했다.
이듬해 딸을 낳았다. 이때 발표한 ‘야행’은 그해 흥행 영화 5위권 안에 드는 저력도 보여줬다.
그는 1980년까지도 왕성히 활동했다. 영화 ‘1981년, 자유부인 ’81’로 그해 흥행 1위에 올랐다.
1987년에는 ‘위기의 여자’로 주목받았다.
지난 1994년 영화 ‘만무방’ 이후 16년간 활동을 중단했다.
백건우는 2019년 인터뷰를 통해 윤정희가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윤정희는 그럼에도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지난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로 오랜만에 복귀했다.
공교롭게도 알츠하이머에 걸린 치매 환자 ‘미자’를 연기했다.
이 역할로 지난 2011년 LA비평가협회와 시네마닐라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시’는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각본상도 들어 올렸다.
윤정희의 삶은 연기 그 자체였다. 꾸준히 연기했고, 유학길까지 오르며 영화를 공부했다. 각종 영화제 심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6년 데뷔 50주년 특별전에서 “배우가 하기 싫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하늘나라 갈 때까지 카메라 앞에 설 것”이라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었다.
송정달 기자(jdsong@scorep.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