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민주노총의 투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 부패’를 공직·기업 부패와 함께 3대 부패로 규정한 데 대해 “그 근거를 대지 못하면 남은 임기 내내 반노동 정권을 향한 노동자 투쟁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반노동, 노조혐오 발언이 극에 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획재정부의 신년 업무보고를 받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노조 부패도 공직·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할 3대 부패 중 하나”라며 엄격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 부패를 막는 첫 번째는 기업 회계의 투명성이었다. 결국 회계 투명성 강화를 통해 우리 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노조 활동도 투명한 회계 위에서만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노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바라지도 않는다”면서도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진영에 대해 도를 넘은 표현과 공격은 스스로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의 자주성을 강조하며 노조 재정을 들여다보겠다는 정부여당도 재차 규탄했다.

한 대변인은 “노조는 노동자 스스로 단결해 투쟁하는 조직”이라며 “민주노총은 그 자주성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돈도 일절 거부하며 조합원들의 피와 땀의 대가인 조합비로 투명하게 운영해왔다”고 했다.

그는 또 “조합비는 현행 노조법이 정한 기준에 부합되게 자체의 규약과 규정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돼 왔다”며 “역대 어느 정권도 이런 시도를 하지 못했고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오늘 발언으로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이 무엇을 목적으로 어디로 향하는지 명확해졌다”며 “개악에 최대 걸림돌인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모든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을 내년을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추진의 원년으로 선포하면서 노동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노동개혁은 주52시간제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노사 법치주의 등을 골자로 한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부터 시립목동청소년센터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상반기 투쟁 계획 등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 중이다.

김주용 기자(jykim@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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