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시장에서도 맞대결을 예고했다. 네이버 포털, 카카오톡의 계정 연동을 통해 NFT 거래 플랫폼의 규모를 키우고 그 안에서 콘텐츠 등 자사 서비스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7일 “네이버 사용자들에게 NFT를 활용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라며 라인넥스트와의 긴밀한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라인넥스트는 네이버 관계사 라인의 NFT 자회사다. 기업, 창작자가 자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쉽게 NFT를 제작하고 각자의 브랜드 스토어를 통해 이용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NFT 플랫폼 ‘도시(DOSI)’를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라인넥스트는 도시에 콘텐츠, 결제수단 등을 제공할 파트너사 26곳을 공개했는데, 네이버(본사)•네이버웹툰•네이버제트(메타버스 ‘제페토’ 운영사)가 포함됐다. 네이버는 국내 4000만명 이상이 쓰는 자사 포털 계정을 도시와 연동한다. 암호화폐•NFT 구매를 위한 결제수단으로 네이버페이도 지원한다.
네이버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NFT 서비스도 제공하겠다”라고 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은 자회사 네이버웹툰과 네이버제트는 각각 1억7000만명, 3억명 이용자를 가진 웹툰•웹소설, 제페토의 IP들을 NFT 작품으로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네이버웹툰•네이버제트는 두터운 팬층을 갖춘 IP들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고 라인넥스트는 도시 내 NFT 거래를 활성화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꾀할 걸로 보인다.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라인과 손잡고 제페토의 맵(지도) 중 하나인 ‘벚꽃정원’을 주제로 만든 디지털 아트를 NFT 작품으로 발행한 바 있다.
카카오의 계열사 그라운드X는 카카오톡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NFT 플랫폼 ‘클립드롭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웹소설 IP를 NFT로 발행하는 협업도 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NFT 발행은 영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 기존 2차 창작을 넘어 IP의 새로운 확장에 도전하는 의미가 있다”라며 “IP와 신기술의 융합을 통해 IP 산업 규모를 늘리겠다”라고 했다.
올해 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기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 ‘빈껍데기 공작부인’ IP를 클립드롭스에서 NFT로 발행했다. 나혼렙의 경우 100개 한정판 발행 1분 만에 개당 암호화폐 500클레이(KLAY•당시 약 80만원)에 완판됐다. 이후 18일까지 평균 757클레이, 최고 1500클레이의 가격으로 이용자끼리의 2차 거래 32건이 이뤄졌다
카카오의 기업 간 거래(B2B)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NFT 진출에 나선다. NFT를 발행에 필요한 블록체인 기술을 공급하는 B2B 사업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고 편리하게 NFT를 제작, 발행하고 NFT 플랫폼 내 커뮤니티와 메타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 시작으로 지난 14일 NFT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팀 ‘클레이 에이프 클럽’과 손잡고 NFT 발행과 플랫폼 구축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라인넥스트의 도시는 180개국, 8개 언어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출시가 준비되고 있다. 아직 국내 서비스만 하고 있는 그라운드X도 양주일 카카오 부사장이 다음 달 신임 대표를 맡아 글로벌 도약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NFT 시장조사업체 댑레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NFT 거래액은 전년(2020년)보다 262배 성장한 30조원으로 추산된다.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도 NFT 관련 서비스 추가를 공식화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 NFT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을 고유한 토큰으로 만든 것. 이름처럼 단 하나만 존재해 디지털 작품 등에 적용하면 희소성을 구현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네이버.카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