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아니라 지금 당신과 우리가 마주한 현실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북부 등에서 동시다발 군사작전을 개시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이런 글과 함께 한 컷의 풍자 만화가 올라왔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뺨을 어루만지는 장면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올린 이 만평은 ‘전범’히틀러와 푸틴이 ‘닮은 꼴’이라는 의미로 해석돼
그도 그럴 것이 침공 방식이 너무 빼닮았기 때문.
실제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 발발 전인 1938년 9월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하기 위해
‘이 지역 독일인이 탄압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흘 뒤 영국·프랑스·이탈리아는 독일과 함께
뮌헨회의를 열고 더 이상의 전쟁을 막기 위해 체코의 수데텐 지역을 독일에 넘겨주는데 동의해
이에 히틀러는 “이것이 유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영토 주장”이라며
더 이상의 침략계획은 없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6개월 후국경지대 방어력을 상실하고 주요 산업 생산시설도 잃어버린 체코슬로바키아의
나머지 지역을 점령했고 3월 15일 히틀러의 독일군은 프라하를 함락시켰다.
유럽 지역에 독일 제국을 건설하려는 히틀러의 야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고
1939년 9월 1일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푸틴도 마찬가지다.
푸틴은 24일 새벽 5시50분쯤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을 승인한다는 긴급 연설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러시아인들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히며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푸틴은 동부·남부·북부 3면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
불과 9시간 만에 수도 키예프 32km 앞까지 접근하면서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지난 23일 푸틴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악마”라려
그를 체코슬로바키아 침공했던 히틀러의 모습에 비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센터의 도브 자크하임 선임 고문은 워싱턴포스트에
“푸틴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학대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며 “히틀러가 주장한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고
김주용 기자 jy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