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미래 비전은 간데 없고 여야 후보들 가족 비리 폭로 공방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불붙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의 도박과 성매매 의혹이 더해져
두 후보 본인부터 대장동 비리와 고발사주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 이미 회자되는 상황이어서
끝없는 잡음에 참담함마저 느끼는 국민들 급증해…”뭘 검증해야 하나”
이재명 후보는 장남(29)의 상습도박 의혹이 불거진 16일 하루 동안 세 차례 ‘사과’를 해
오전 8시51분 배포한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해
아들 도박 의혹이 이날 한 신문에 보도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의 메시지
이 후보는 40분쯤 뒤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치고 나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고,
이후 인터넷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도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며 몸을 낮춰
신속한 공개 사과가 선거 전략상 낫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또 이 이후보는 17일 장남의 상습 도박 의혹과 함께 성매매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며 “부모 된 입장에선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윤석열 후보 부인의 가짜 이력 논란은 여진 이어져
지난 2007년 수원여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경력 의혹이 제기된 터
윤 후보가 이날 대한의협 간담회 후 취재진으로부터 받은 질문 대부분이 김씨 관련 사안
윤 후보는 “저나 제 처는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국민께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해
김씨의 가짜이력 의혹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때 검찰이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수사했던 것과 엮이면서 ‘윤석열표 공정’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어
이번 논란에 대처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태도는 이율배반적이다
겉으론 몸을 낮추고 사태 수습을 시도하면서
상대 후보를 겨냥해선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 삼으며 날을 바짝 세워
거대 양당의 후보는 물론 가족의 과거 행적들이 도마에 오른 초유의 대선.
정의당에선 “양당 후보와 가족들의 범법행위로만 도배되고 있는 콩가루 대선”이라는 비아냥 나와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양쪽 다 쟁점화된 가족 문제가 구체적이고 심각해 보이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과연 어디까지 검증하고 평가해야 하는 것인지 대단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16일 “자고 일어나면 여야 후보 진영, 본인, 가족 비리가 서로 물고 물리는
범죄 혐의자들끼리의 역대급 비리 대선이 진행되고 있다”고 쓴소리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누가 더 좋은 후보인가를 고르기 보다
누가 덜 나쁜 후보인가를 골라야 하는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됐다”며
“피장파장인 후보들끼리 서로 손가락질 하는 역대급 비리 대선을 만든 점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면서 오늘도 망연자실하는 하루를 보냈다”고 밝혀
그는 여야 두 후보가 내놓는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
홍 의원은 “여야 후보들의 정책이 퍼주기 선심성 공약이다.
이젠 문재인 정권과 차별이 있는 새로운 정권을 세우려고 하는 것을
서로 포기하고 특정 이익집단에 영합하는 짜깁기 공약만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
김주용 기자 jykim@scorep.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