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 뿐 만이 아니라 세계의 식음료 브랜드 역사상 최대의 라이벌은 단연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일 것이다. 탄산음료의 개발 이후 닥터페퍼 다음으로 세상에 브랜드화되며 알려진 코카콜라는 1930년대까지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료로 자리를 지켜왔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판매율을 높여 왔고 그로 인해 주식까지 치솟았다.
그에 반해 펩시콜라는 재정적인 어려움과 판매율 저조로 인해 부도 직전의 위기까지 겪게 된다. 하지만 펩시사의 두 가지 선택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게 된다. 당시 펩시의 사장이 부도난 맥주회사의 병을 고민 끝에 싼값에 매입하게 되었고 그 결정으로 인해 회사의 존폐를 결정지을 현금의 융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선 345ml나 되는 맥주병을 펩시콜라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기도 하였다. 당시 탄산음료 병의 용량은 192ml에 불과했기 때문에 새로 매입한 맥주병은 커도 너무나 컸던 것이다.
펩시의 사장은 이 문제를 즉시 판매 전략으로 이용했다. 345ml짜리 한 병이 5센트로 가격은 같았지만 용량이 커서 당시 대 공황을 겪던 대중들에게는 상품선택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에 힘입어 펩시콜라는 그 해말 전체 탄산음료 시장의 매출에 10%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하게 된다.
충성고객이 된 전쟁의 참전 용사들
코카콜라의 입장에서는 펩시콜라가 가장 큰 경쟁 업체로 부상하였지만 펩시콜라에겐 그로 인해 겪게 될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시점이 되자 사람들에게 값싼 콜라라는 이미지가 강해져 대공황 이후 부터는 구매를 꺼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틈타 코카콜라가 반격을 시작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코카콜라는 전 세계 60여곳에 콜라 제조공장을 열어 100억병의 코카콜라를 미국 병사들에게 지원하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한 여파는 연합군과 해외 전투지역 전역으로 확산된다. 그 효과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에도 이어지며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미군들은 삶과 죽음을 넘나들던 전장에서 조국에 대한 충성심과 애국심을 불태우며 마셨던 코카콜라를 추억하며 코카콜라의 충성고객으로 펩시콜라와의 경쟁에서 코카콜라가 우위에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스프라이트와 마운틴듀의 제2차 탄산음료전쟁
1946년 펩시콜라의 주식은 전 년도 보다 70%나 하락했고 반면 코카콜라의 매출은 펩시콜라에 다섯 배에 달했다. 펩시로서는 보다 공격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었다. 펩시는 비난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쟁사인 코카콜라의 판매 담당 부사장 알 스틸을 자사 부사장으로 스카웃 해왔고, 1950년 알 스틸은 펩시사의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스틸은 추진력이 강한 리더로 이는 펩시콜라의 임원회의 때 했던 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든, 그것이 염소가죽 주머니에 달콤한 탄산음료를 담아내기를 원하면 이 방에 모인 우리들은 염소를 찾아 나서야 할 것이며, 당장 고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기쁜 마음으로 그것을 전달해야 할 것이다.”
스틸의 리더쉽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덕분에 펩시콜라의 매출은 10배로 증가하게 되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자 각 회사들은 신세품을 개발해 출시하기 시작한다. 코카콜라사는 스프라이트(Sprite)와 텝(Tab)을 펩시사는 다이어트 펩시(Diet Pepsi)와 마운틴듀(Mountain Dew)를 출시하며, 이제 콜라만이 아닌 새로운 제품으로 탄산음료 시장에서의 두 번째 전쟁을 시작한다.
일회용 종이컵의 탄생과 탄산음료 캔 바닥의 홈
우리가 음료의 용기로 쉽게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 종이컵은 정말 편리하다. 그러나 종이컵은 편리함 때문에 개발된 것이 아니라 위생상의 이유 때문에 개발된 것이다. 1907년 매사추세츠의 로렌스 루엘렌(Lawrence Luellen)은 종이컵과 함께 식수 공급장치(Water Dispensing Maschine)를 발명했다.
이것이 보스턴 출신의 지인 휴 무어(Huge Moore)에 의해 헬스컵(Health Kup)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나오게 되었다. 이는 음료를 마시는데 있어서 사용하는 컵의 위생이 사회적으로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이후 1917년에는 인기 있는 인형의 이름을 따 딕시 컵(Dixie Cups)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지금도 버지니아에 근거를 두고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제 종이컵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는 위생적이고 편리한 음료의 용기로 자리 잡았다.
그럼 탄산음료의 캔은 어떨까? 일반 음료 캔의 바닥을 보면 어떤 것은 평평한 반면, 탄산음료 캔의 바닥은 오목하다. 보통 맥주나 탄산음료와 같이 캔 속에 가스가 들어있는 경우 캔 바닥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데, 그 이유는 탄산가스가 들어있는 음료는 캔 안에서 밖으로 미는 압력으로 캔 모양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바닥을 오목하게 만든 것인데, 질소 충전이 된 캔 음료도 탄산음료와 마찬가지이다. 부탄가스통이나 가스충전이 되어 있는 스프레이의 바닥이 오목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글 : 박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