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사진) 한국전력 사장은 21일 “전기요금 적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조만간 전기요금을 인상할 것을 예고했다.
정 사장은 이날 최근 현안에 관한 입장문을 내고 “현재 전력 판매가격이 전력 구입 가격에 현저히 미달되고 있어 요금 조정이 지연될 경우 전력의 안정적 공급 차질과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 에너지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지난해 한전의 1kWh당 전기 구입 단가는 155.5원, 판매 단가는 이보다 낮은 120.51원이었다. 이에 한전은 지난해 전기 판매 과정에서 22조8000여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올해 1분기 전기 요금이 1kWh당 13.1원 인상돼 역대 분기별 최고 인상 폭을 기록했음에도 원가와 판매 가격 역전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정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대신 “한전 및 발전 6사를 포함한 전력그룹사(10개)는 전기요금 조정에 앞서 국민 부담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20조 원 이상의 재정건전화계획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인건비 감축, 조직 인력 혁신,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및 국민편익 제고방안이 포함된 추가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한전 일부 직원 가족이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지적과 한국에너지공대 업무진단 결과 등에 관해서도 “한전은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감사원 및 산업통상자원부 감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제도·절차 개선 등 예방 대책을 포함한 철저한 자정 조치를 빠른 시일 내 강구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은 조만간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각에서는 내달로 발표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전날 전기·가스 요금 관련 민·당·정 간담회를 개최했지만, 요금 인상 여부 결정 시점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간담회 결과 브리핑에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다 같이했다”면서도 “(인상 결정) 시점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의장은 “국민들에게 요금을 올려달라고 하기 전에 한전·가스공사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해달라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아직 응답이 없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김주용 기자(jy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