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취임 초 잠잠했던 김 여사가 최근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11일부터 일주일 간 16일 일요일을 제외하고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명예회장 추대식 간담회(4월 11일) △납북자·억류자 가족 위로 만남(4월 12일) △故 유재국 경위 가정 방문·히어로즈 패밀리 출범 행사 (4월 13일) 새마을 이동 빨래방 봉사·故 배승아 양 추모·대전 태평전통시장 방문 (4월 14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 개관식 (4월 15일) △충남 야생동물 구조센터 방문(4월 17일) 등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지난 16일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국정을 살피면서 행사에 많이 나가는 게 상당히 어렵다”면서 “이렇게 되면 각 지역이나 행사를 주최하시는 분들은 ‘대통령께서 못 오시면 영부인이라도 꼭 와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한다”며 광폭 행보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대통령실에서도 김 여사 공개 일정을 적극 홍보 중이다. 19일 <더팩트> 취재 결과 지난해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실 뉴스룸에 올라온 총 634개의 사진 모음집 중 지난해 김 여사 단독 사진 모음집은 49개다. 지난해에는 20개에 그쳤지만, 지난 두 달 만에 22개의 단독 사진 모음집이 올라왔다. 야당에서는 “대체 대한민국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누구냐”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 여사를 포함해 역대 영부인들은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라는 점에서 ‘월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문재인 정권 당시 김정숙 여사는 2019년 6월 20일 국내 주요 대기업 고위 인사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해 논란이 됐다. 이외에도 같은 해 9월 6일에는 라오스 환송식에서 전용기 탑승 당시 김정숙 여사가 문 전 대통령보다 앞서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의전 서열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김 여사가 역대 영부인들과 달리 개인이 부각되는 경향이 더 짙다고 입을 모은다. 김수민 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정숙 영부인의 경우 단독으로 그렇게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라며 “홍보를 그렇게 크게 하지도 않았다. 지금 당장 언론 보도만 봐도 두 영부인의 보도 양상이 크게 차이난다. 심지어 대통령보다 사진 양이 더 많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라고 전했다.
이종훈 평론가 역시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 행보는 선거 출마자들이 하는 행보와 비슷하다”라며 “이러다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부부 대통령에 도전하는 건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평론가는 “김정숙 여사는 이렇게까지 노출 빈도가 높지 않았다”라며 “보통 여사들이 공개 행보로 혼자서 재래시장을 다니거나 그러진 않는다. 대통령실에서도 이를 더 부각시키려고 애를 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주가조작 의혹 등 김 여사에게 사법 리스크가 남은 만큼 역풍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은 김건희 특검 관찰을 위해 4월 중 패스트트랙 추진을 밀고 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가짜 인생에 대해 진정성을 국민들이 의심하고 있고, 대통령보다 더 사진이 많이 올라오는 것에 대해서 갸우뚱하는 국민들이 많다”라며 “결국 광폭 행보에 따른 역풍이 불 것”이라고 했다.
김주용 기자(jykim@scorep.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