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령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의 유령회사인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 페이퍼컴퍼니가 세인의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불법자금까지도 비밀이 보장된다는 스위스은행 UBS에
법인계좌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회사는 주주가 단 1명으로 1달러짜리 주식 5만주(5만달러) 를 발행했다.
그 단일주주는 놀랍게도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었다.
삼성맨열전④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오너 리스크는 사법 리스크라고 했다.
최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취재한 뉴스타파는 ‘판도라 페이퍼스’라는 파일을 공개해
이재용 부회장의 이런 사법리스크가 또다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판도라페이퍼스 파일에는 역외금융서비스업체인 ‘트라이던트 트러스트’의 고객관리 파일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유령회사 문서들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문서속의 이재용 부회장 주소는 서울 한남동으로 돼 있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페이퍼컴퍼니가 불법인지 아닌지는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재용 부회장의 조세피난처 범죄사실을 철저히 수사해
불법이 드러날 경우 현재의 가석방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청년정의당은 이재용 부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도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유진승 부장검사)에 사건을 배당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이 만든 유령회사가 불법으로 의심을 받는 이유는 아버지 고 이건희 회장의 사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한때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 팀장으로 근무했던 김용철 변호사는
2008년 ‘고 이건희 회장의 불법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이후 특검 수사결과 고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4조5천억원과 차명자산이 일부 드러났었다.
문제는 이런 비자금과 차명자산이 이재용 부회장의 조세피난처 회사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령회사 설립시점과 아버지인 고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폭로가 거의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유령회사 주식취득일이 2008년 3월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아버지의 불법자금이 후손인 이재용부회장의 유령회사로 옮겨지지 않았느냐하는 의혹의 눈초리다.
검찰도 이재용 부회장의 조세포탈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만약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의 유령회사 불법사실을 밝혀 낸다면
아버지의 불법을 아들의 불법으로 덮은 꼴이 된다.
당시 이런 일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현재 해체된 상태다.
삼성이나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중석 stone@scorep.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