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들에게’ BYC 오너家 유산 전쟁 본격화

고(故) 한영대 BYC 전 회장의 유산을 둘러싼 한석범 BYC 회장과 모친 김모씨의 소송에서 ‘상속 포기’의 효력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석범 회장 측은 “지난해 김씨가 상속을 포기했다”고 주장했고, 김씨 측은 “상속포기서는 기망에 의해 작성돼 효력이 없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판사 정현석)은 23일 한석범 회장의 모친 김씨가 한 회장을 상대로 낸 1200억 규모의 유류분 청구 소송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한영대 전 회장의 딸 한지형 BYC이사와 한민자 씨는 원고 측에, 아들 한기성 한흥물산 대표는 피고 측에 이름을 함께 올렸다.

유류분은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을 말한다. 특정 상속인에게 재산을 몰아준 경우 재산을 받지 못한 상속인이 유류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자녀·배우자의 경우 민법에 따라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법정상속분)의 50%를 보장받는다. 하지만 김씨 측은 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석범 회장 측 소송대리인은 “지난해 2월 김씨가 상속 포기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하고 이와 관련된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법정 증거로 제출했다.

반면 김씨 측 소송대리인은 “한 회장의 기망에 의해서 상속 포기서를 줬다는 것”이라 반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상속 포기서의 구체적인 내용과 작성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회장 측 소송 대리인은 재판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상속 포기가 쟁점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상속포기 효력을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정하고 관련 대법원 판례와 유효성 등을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5일 진행된다.

한영대 전 회장은 생전 자녀들에게 계열사를 물려주거나 설립하게 도와주고 이 계열사에 BYC 주식을 헐값 매각하는 방식 등으로 재산을 넘겼다.

이같은 방법으로 한영대 전 회장이 생전 자녀들에게 물려준 총재산 규모가 약 1조원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씨 측은 약 1000억원 규모의 유류분 지급을 요구했으나 한석범 회장 측이 거부하면서 소송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YC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등 초과 유산을 물려 받은 한석범 회장이 유류분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김씨 측의 주장이다.

BYC 관계자는 “개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소송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sjlee@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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