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97만원 받는 지방직 9급 공무원입니다”

양대 공무원 노조가 지난 22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을 촉구했다.

공무원 노조는 “코로나19와 고물가 시대에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낮은 보수 인상을 통보하고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강요했다”면서 공무원 보수 현실화를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면 말단 초임 공무원의 월급은 얼마일까?

작년 공직에 발을 디딘 전북 모 기관 9급 공무원 A씨의 월급명세서에 찍힌 이달 5월 실수령액은 197만5천390원이다.

총보수액은 271만7천500원이지만 이 가운데 74만2천110원이 공제됐다.

건강보험 7만5천370원, 기여금(공무원연금) 23만8천430원, 노인장기요양보험 9천650원, 적금 개념의 대한공제회비 31만원, 공무원노조 조합비 1만8천210원, 상록회비 3천원, 식권 4만5천원, 소득세 3만8천600원, 지방소득세 3천850원이 빠져나갔다.

군대를 다녀와 3호봉인 그의 본봉은 182만1천500원.

특수직 근무수당 5만원, 시간외 근무수당 48만1천원, 정액 급식비 14만원, 직급 보조비 17만5천원, 대민활동비 5만원이 그의 보수다.

A씨의 지난 4월 실수령액도 199만1천70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두 차례 명절에 명절휴가비로 받는다. 작년 말에 입직한 까닭에 연말 상여금은 못 받았다.

이 급여로 생활이 가능할까?

미혼에 1인 가구인 그는 자동차가 없다. 사무실까지 걸어 다니는 ‘뚜벅이족’이다. 원룸에 살며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원씩의 월세를 낸다.

전기료 등 공과금과 휴대전화비, 연금저축 등을 빼면 그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50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생활비에서 가장 부담은 식대다.

아침은 대충 해결하고 점심은 기관에서 해결하지만, 저녁에는 고민이 깊다. 얇은 지갑에 끼니당 1만원가량의 식비는 큰돈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결혼은 큰 결단이기도 하다.

결혼과 동시에 빠듯한 가정경제가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이다. 맞벌이하더라도 녹록지 않다고 A씨는 말한다.

A씨는 “전에 있던 직장에서부터 박봉에 익숙하지만, 9급 공무원의 급여는 너무 박하다”라며 “공무원 인기가 시들한 원인 중 하나가 낮은 급여인데 변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3년간 실질소득 감소분을 반영한 37만7천원 인상을 비롯해 정액 급식비(8만원), 6급 이하 직급 보조비(3만5천원) 인상, 초과근무수당·연가보상비 산식의 민간과 동일 개정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차재희 기자(jhcha@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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