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탄생 책임’임종석 출마 안된다는 친명, 속내는…

친명 겉으론 임종석은 ‘尹정부 탄생 책임’ 내세우지만

“총선 뒤 당권 경쟁자 사전 제거 포석”이란 시각 솔솔

전해철 등 장관 출신도 물갈이 논의…추미애·전현희엔 호의적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이어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가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尹정권 탄생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친명-친문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더욱이 당내 친문 핵심 인사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에는 용퇴를 압박하는 반면

문재인 정부 출신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엔 전략공천 가능성까지 열어둬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친이재명계 지도부가  최근 비공개 총선 전략회의를 열고

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출마는 안 된다는 방침을 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아일보 8일자 보도에 따르면, 친명계 지도부는 지난 5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고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재명 대표는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6일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검찰정권 탄생 원인을 제공한 분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며 사실상 임 전 실장의 불출마를 압박한 메시지를 낸 것도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친명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본인 스스로 ‘내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했지만,

한편에선 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는 측면에서 책임이 있다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정 의원은 “특히 부동산 정책, 조국 사태, 일방적인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분들이 많다”며

“특정한 분들들을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이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도도 말했다.

 

친명계는 임 전 실장 퇴출 명분으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로 정권을 내준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대통령비서실장 출신으로

당내 친문 핵심 인사인 임 전 실장이 전면에 나설 경우 前 정권 책임론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야권에선 총선 후 오는 8월에 치러질 전당대회에 대비하기 위한 ‘친문 구심점 없애기’차원이란 시각이 더 많다.

당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이 원내 진입 후 8월 전당대회에서 친문·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을 대표해

친명계 대항마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며 “친명계가 미리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당내 86그룹 대표 격이기도 한 임 전 실장이 총선을 통해 원내 재진입에 성공할 경우 친문세력과 86그룹을 규합해

이 대표의 차기 당권 또는 대권 행보의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각에 대해 임 전 실장은 “괜한 억측”이라며 “총선 결과에 따라 모든 정치 상황이 달라지는 판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친명 지도부는 임 전 실장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 3선 이상 현역의원의 물갈이 문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계속된 전략회의에선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 진선미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퇴출 대상으로 집중 거론됐으며,

도종환 전 문화체육부 장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이인영 의원에게도 현재 지역구인 서울 구로갑 대신

고향인 충북 충주 출마를 권유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친문진영은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했다.

한 친문 인사는 “진짜 전쟁을 원한다면  우리 쪽에서도 전투력이 강한 탁현민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 같은 인물이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서울 지역구 공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지도부의 지원을 받으며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친명 인사는 “두 사람은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협력했고,

윤석열 대통령과 강하게 맞섰다”고 했다.

 

양산에서 明·文 ‘용광로 단결’ 얘기한 다음날 비공개 회의와 다른 메시지 나와

친명계 지도부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친문계 인사들에 대한

공천 전략을 논의하기 직전인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하고 촌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 “우리가 다 같이 하나 된 힘으로 왔는데

총선에 즈음해서 친문과 친명을 나누는 프레임이 잇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며 “우리는 하나고 단합이 다시 한번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용 기자 jykim@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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