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9일 만에…文대통령-尹당선인 첫 회동, 덕담만 나눌까

3월 10일 당선 첫날 통화서 文 “조만간 만나자”에 尹도 화답
‘대선 7일 만인 16일 오찬 회담’ 발표했다가 당일 4시간전 무산
尹집무실 용산 이전, 文 한은 총재 인선 발표등 놓고 갈등 격화
25일 文 “이른 시일 내 만나자” 재차 제안에 소통 재개 물꼬

靑 상춘재서 만찬…대선 후 19일 만에 역대급 지각 회동 기록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만찬도 함께해

50조원 추경 편성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 예비비 집행 등 다뤄질 듯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갖기로 해

극한으로 치닫는 듯했던 신·구 권력 간 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을지 만남 결과에 이목 쏠려

가장 큰 쟁점이었던 감사원 감사위원 공석 두 자리에 대한 인사권을

사실상 윤 당선인이 가져가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

핵심적인 대립 요소가 일부 해소되면서 회동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는 것

대통령과 당선인 사이의 회동 지연이 ‘역대 최장’에 이를 정도로 팽팽한 샅바싸움이 계속되며

국민적 여론이 나빠진 것 역시 양측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돼

 

대선 직후만 해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곧 성사될 것으로 전망 우세해

문 대통령은 대선 이튿날인 10일 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는 의사 교환

같은 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축하 난을 전달하기 위해 윤 당선인을 찾았고,

이 자리에서 이 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핫라인’을 구축해 회동 일정을 조율하기로 해

14일에는 양측의 회동이 16일 오찬으로 잡혔다는 첫 보도 나와

하지만 오찬을 불과 4시간 남겨둔 16일 오전 8시 양측이 동시에

“회동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만남 불발을 공식화하면서 분위기 급반전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사이의 회동이 예고 뒤에 불발된 것은 초유의 일이었던 것

회동 결렬의 핵심 포인트는 한국은행 총재, 감사원 감사위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등

문대통령이 임기 말 인사를 그대로 강행하느냐 여부였음이 드러나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의 문은 늘 열려있다”며 최대한 빨리 회동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해

윤 당선인 측도 “국민이 보시기에 바람직한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

그러나 이번에는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브리핑한 것을 두고

청와대가 안보상 우려 등  공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회동 기류는 다시 한번 얼어붙어

23일에는 문 대통령이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 지명을 발표했지만,

양측이 사전협의를 했다는 청와대 측과 협의가 없었다는 윤 당선인 측 의견이 갈리며 진실 공방도

이튿날인 24일엔 문 대통령이 “답답해서 한 말씀 드린다.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며 빠른 회동을 촉구

같은 날 윤 당선인도 직접 나서서 “차기 정부와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 조치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 대통령을 직접 비판하는 등 두 사람의 정면충돌 양상까지 빚어져

이처럼 험악해져 가던 양측은 25일 핵심 쟁점이었던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 문제가  정리되면서 변곡점 맞아

감사원은 25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된 논란이나 의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당선인 측 손 들어줘

청와대와 당선인 측의 대립이 지나치게 장기화하며 국민들의 피로도도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이에 이 수석과 윤 당선인 측의 실무협상 채널이 지난 25일 밤부터 재가동돼

청와대는 이 채널을 통해 ‘문 대통령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윤 당선인이 “국민의 걱정 덜어드리는 게 중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는 취지를 청와대에 전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일정이 극적으로 합의된 것

이번 회동이 정해진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윤 당선인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집행 등 의제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

김주용 기자 jykim@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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