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창사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

영화·드라마· 예능 등 엔터테인먼트 명가로 불렸던 CJ ENM이 창사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그 많던 흥행작이 사라졌다. 실적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올해 초유의 적자 사태까지 발생할수 있다.

조직 효율화를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실시, 직원들은 술렁이고 있다. 고 연봉을 받던 스타 PD들은 줄줄이 떠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 1분기 CJ ENM이 적자를 낼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영업손실 88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늘어난 제작비에 비해 흥행작이 별로 없고, 경기침체 우려로 광고주들이 광고비 집행을 줄이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예상을 벗어나 적자를 면하더라도 CJ ENM 1분기 영업이익은 잘해야 100억원대 수준이 예상된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7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1374억원)도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순이익은 이미 적자 전환했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제작비 투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 적자, TV광고 축소 등 엎친 데 덮친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기대작 영화 ‘영웅’, ‘유령’, ‘카운터’ 등도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디어 부문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며 “영화 역시 개봉한 세 작품의 흥행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역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J ENM은 이미 지난해부터 ‘위기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고 연봉을 받던 스타 PD들도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한때 급여와 성과급을 포함 40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던 나영석 PD도 퇴사, CJ ENM이 투자한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명한·신원호 PD도 같이 자리를 옮겼다. CJ ENM이 더이상 이들의 고 연봉을 맞춰주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스타 PD들이 제작사를 만들고, CJ ENM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들과 콘텐츠 동맹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환승연애’를 히트시킨 이진주 PD, tvN 간판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을 연출한 김민석, 박근형 PD는 아예 JTBC로 이적했다. ‘더지니어스’, ‘여고추리반’ 등 tvN 유명 예능 시리즈를 연출했던 정종연 PD, ‘놀라운 토요일’ 이태경 PD 역시 CJ ENM을 떠났다.

고 연봉의 스타 PD들이 떠나면서 비용은 줄었지만, 한편으로는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CJ ENM은 연초 조직을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자리를 잃은 직원들은 회사를 떠났다. 구창근 대표는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미팅에서 “고통스럽지만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차재희 기자(jhcha@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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