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손님 반토막 억소리 나는 모델 대신 이것에 집중

그 동안 코로나 펜데믹 수혜를 톡톡히 본 명품 이커머스 업체들이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며 온라인 명품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져서다.

10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온라인에서 명품을 파는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수가 감소 추세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3월 사용자수는 78만명으로, 1월(86만명) 보다 10.25%가 줄었다. 지난해 3월 153만명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49%가 감소했다. 불과 1년 사이 사용자수가 반토막난 셈이다.

이는 고물가 고금리 등 경제 상황이 날로 악화되면서 명품 수요가 예전만 못한 것에 기인한다. 해외여행 빗장이 풀리며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손님들이 옮겨간 영향도 크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펜데믹 기간 해외 나가지 못학, 일종의 보복 소비 영향으로 명품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을 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고, 해외로 쇼핑을 나가기 시작하면서 명품 플랫폼에 대한 ‘버블’이 꺼지는 모양새다”고 분석했다.

당장 사용자수 급감으로 매출 타격을 입은 업체들은 마케팅 비용부터 줄이고 있다.

그 동안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주요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서는 김혜수, 김희애, 주지훈과 이엘 등 톱 배우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이름값을 높였다.

하지만 이들 3사는 일제히 톱 모델들과의 계약이 끝난 지난해 중순 이후 차기 모델을 따로 기용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슬림화하는 한편, 사무실 운영 비용도 차츰 줄여나가고 있다.

대신 고객 관리 차원에서는 충성 고객 관리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일례로 머스트잇에서는 매출을 견인하는 VIP 손님들만을 위한 전용관을 한시적으로 운영, 최대 할인율을 54% 적용하는 등 파격 판매 조건을 내세우며 손님몰이에 나섰다.

머스트잇에 따르면 이 전용관은 머스트잇 멤버십 등급 중 ‘블랙’과 ‘레드’만 입장 할 수 있다.

멤버십 등급은 최근 6개월간 구매액에 따라 ▲프렌즈 ▲그린 ▲블루 ▲레드 ▲블랙으로 나뉜다. 이중 레드 등급은 2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이, 블랙 등급은 5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이 해당한다.

현재 머스트잇 전체 회원 중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매출에 기여도가 높고, 자사 플랫폼에 대해 충성심이 높다고 판단, 특별 관리에 나섰다.

트렌비 역시 마찬가지다. 자사 플랫폼을 즐겨 이용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말 특가 할인이나 시간 한정 세일 정보를 따로 제공해 발길을 붙잡고 있다.

횟수 제한없는 무상 A/S를 비롯해 프리미엄 세탁 이용권, 통화대기 없는 전담 상담 서비스 역시 VIP고객 관리를 위한 서비스 치원에서 이뤄진다.

새 먹거리 발굴도 한창이다.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중고 명품 판매를 본격화한 것이 한 예다.

그 동안 명품 플랫폼 업체에서는 진품, 신상품 등을 내세워 중고거래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명품 수요 자체가 위축되자 가격을 낮춘 중고품 거래 창구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과 개인이 거래하는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명품 플랫폼에서는 검수팀이 자체적으로 가품여부나 상태 등을 확인 후 판매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 신뢰를 얻는 편”이라며 “지금과 같은 불경기엔 오히려 명품 중고거래로 매출을 올리는 것이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다만 신상품과 트렌디한 제품을 주로 팔던 명품 플랫폼에서 중고품을 판매하는 것을 두고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고 명품 판매가 당장 매출을 올리는 방편이 될 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톱 모델 등을 기용하며 쌓아올린 프리미엄 이미지를 깎아먹는 요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차재희 기자(jhcha@scorep.net)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