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 1위 ‘직방’ 감원 위기… 인건비 1년새 두 배 늘어

국내 최대 프롭테크(부동산 IT 기술) 기업 ‘직방’이 지난해 적자폭을 크게 늘렸다. 개발자 인건비와 사물인터넷(IoT) 기업 인수 등에 자본을 대거 투자한 것이 이유로 지목된다. 일부 직원은 팀 리더와의 개별 면담 후 사직을 권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직방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82억원)보다 452%가량 증가한 371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2021년(130억원)보다 296% 늘어난 515억원이었다.

직방이 1년만에 이처럼 적자폭이 늘어난 배경에는 인건비 증가와 지난해 시행한 IoT 기업 인수에 있다. 직방은 2021년 개발직군 대규모 채용을 통해 신입 개발자에게 초봉 6000만원을 경력 개발자에게는 종전 직장의 연봉 1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대 1억원 인센티브 명목으로 각각 지급했다. 재직자 연봉은 2000만원씩 올렸다.

이에 지난해 직방의 판매·관리비 지출은 929억원으로 전년(571억원) 대비 62.7% 늘었다. 이 중 급여 지출이 2021년(104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234억원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1200여억원을 들여 삼성SDS 홈IoT사업을 인수를 마쳤다. 기존 삼성SDS 홈IoT 사업부문 개발·영업·운영 파트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직방 ‘스마트홈 사업부’에 합류했다. 투자 불황 속에서도 직방은 KDB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투자 등으로부터 1500억원 투자를 받았으나 적자를 막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 증가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것 또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부동산 거래 건수는 2021년 329만6622건에서 220만9175건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29만5860건에서 16만7273건으로 줄어 더욱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프롭테크 기업은 공인중개사사무소 회원의 광고비 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동산 매매·전세 거래가 줄어들면 프롭테크 기업의 수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직방이 경영 타개하기 위해 권고사직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방 관계자는 “사내 인사이동이 진행 중이라 팀장과 팀원 사이 개별 면담을 통해 사직을 권고받은 직원도 있다”며 “지난해 IoT 분야 인수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 영업손실액이 늘긴 했으나 이는 지난해에 국한된 단기 요인으로 전체 재무구조에 리스크가 커졌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지운 기자(hwang.jiun@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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