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긍심으로 4년 버텼는데”… 연봉 2.5% 인상안에 뿔난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로 멈춰있던 조종사들의 4년치 임금 인상률을 2.5%로 제시하면서 조종사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개입으로 임금협상이 결렬 됐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17일 김포공항 국내선 게이트 앞에서 ‘APU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 집회’를 열고 “코로나 기간 전 직원이 유급, 무급 휴직을 실시하며 많게는 급여의 절반을반납하고 버텨왔건만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산업은행 눈치만 보며 4년간 총 2.5%인상이라는 말도 안되는 억측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10%대의 임금 인상률을 제안했으나 사측이 2.5%의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노조는 배후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최도성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2022년 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에 달하는데, 사측은 오너의 잘못된 경영으로 고통 받는 직원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채권단인 산업은행 핑계만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산업은행의 지시로 4년간 총 2.5% 인상안이 만들어 졌다”며 “아무리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이지만 노사관계까지 개입하는 것은 부당한 경영권 침해”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4년간 물가 상승률 수준을 고려하면 10%가 과도한 인상률이 아니라며, 적어도 지난해 물가 상승률 수준까지는 협상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해 사측과 조정을 앞둔 상태이며 이달 25일까지 합의안을 도출하게 된다.

한편, 코로나 기간 최대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지난해 총임금 10%를 인상했으며, 티웨이항공은 기본급 13%를 인상했다. 제주항공도 임금협상이 진행 중인 운항승무원을 제외한 전 직원의 기본급을 10% 인상하고, 2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황지운 기자(hwang.jiun@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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