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혁명군’ vs 문어 괴물‘크라켄’…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번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관건은 과거와 달리 ‘코로나19 시대의 트렌드’를 누가 잘 다루느냐에 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진표가 확정된 뒤

양측의 첫 포문이 전 국민지원금, 소상공인 보상 등 코로나19 피해 대책 방안이었을 정도다.

동시에 댓글 조작, 가짜뉴스 등의 인터넷 여론 선거가 물밑에서 더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면 시대에서 비대면 시대로 확 바뀌면서

인터넷 여론이 선거전에서 그만큼 더 중요해진 셈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부인 낙상사고에 대한 기존 언론들의 가짜뉴스가 판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은 국민의힘 진영에서 조직적인 댓글 유포 등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댓글 등으로 진실 뉴스를 확산시켜줄 것을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의 모임인 ‘손가락혁명군’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이에 국민의 힘 윤석열 측은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이다.

가짜뉴스와 여론조작은 민주당이 원조라는 반격이다.

이에 맞서기 위해 이준석 대표가 발 벗고 나서 비단 주머니 3개 중 첫 번째로

‘크라켄 프로그램’을 공개함으로써 인터넷 여론전이 더 가열되고 있다.

두 진영의 인터넷 여론 전쟁 키워드는 ‘킹크랩-크라켄, 매크로-크롤링’으로 요약된다.

당초 킹크랩은 문재인 대통령 선거전 때 김경수 경남도지사(유죄로 감옥살이 중)와

드루킹의 댓글 조작사건 때 쓰였던 ‘매크로 프로그램’이다.

매크로란 마우스 기능에서도 쉽게 쓸 수 있는 단순 반복 기능 프로그램이다.

일련의 명령어를 반복하고 싶을 때 유용한 프로그램으로 클릭 횟수 등을 설정하면

단순 반복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사용자를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만들었지만

반복된 댓글 조작, 불법 티켓 예매 등 편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은 드루킹 일당의 킹크랩으로

118만 개의 댓글과 8840만 개의 기사 추천을 통해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크로는 손가락혁명군보다 더 위력이 큰 기계화부대인 셈이다.

 

국민의힘 측은 2017년 대선 때 민주당 측이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불법 인터넷 여론 조작으로 유린당했다며 이번 선거에 철저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준석 대표와 이영 의원이 주축으로 만든 크라켄은

크롤링 프로그램으로 신화 상 킹크랩(게)을 잡아먹는 문어 괴물을 상징하고 있다.

크롤링 프로그램은 인터넷상의 각종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 분류하는 기술이다.

네이버·다음·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이재명, 윤석열, 국민의힘, 민주당과 같은

주요 키워드를 크롤링해 댓글 조작 의심 정황이 포착되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는 방식이다.

 

세계적으로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 구매 등은 범죄로 규정하는 추세다.

미국 뉴욕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인 ‘티켓봇’을 이용해 콘서트나 경기 입장권을 예매하면

1천 달러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매크로 프로그램을 막을 수는 없다.

프로그램 변형이 쉬워 법망을 피해 편법으로 우회하는 일이 쉽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공격을 근본적으로 막지 못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코로나19 시대의 인터넷 여론 대선 전투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후보의 부인 낙상사고 루머를 놓고  “이준석대표가

크라켄 프로그램을 이용해 국민의힘 지지자 중 매크로를 돌리는 사람들을 단속해 달라”고 말하자

이 대표는 “크라켄은 민주당을 위해 만든 게 아니니 당신들이 알아서 만들라”고 맞받아쳤다.

이보다 훨씬 더 큰 전투가 곳곳에서 벌어질 태세다.

최로엡 loep@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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