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철 후 남은 선물 세트는 어디로..

명절 선물 수요가 싹 다 사라진 후 남은 재고는 어떻게 되는 걸까?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대에 아주 예쁘게 포장돼 있지만, 덩그러니 남은 식용유, 통조림, 샴푸와 린스, 육고기와 과일 등 이다.

우선 육고기 과일은 설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박스 포장을 벗겨내(일명 ‘까대기’ 작업) 개별 상품으로 재판매된다고 한다.  신선식품은 그야말로 신선도가 생명이니 말이다.

그나마 요즘 1인 가구로 소포장 선물이 많아지면서 유통업계에선 까대기 작업에 드는 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 명절 선물 사전 예약제를 적극 활용해 재고 관리를 하고 있다. 즉 예약 물량에 맞춰 포장을 하는 ‘선주문 후포장’ 방식으로 신선식품 재고 관리를 더 철저히 하는 것이다.

가공식품과 생필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제조기업에서 ‘재고’관리는 중요한 일이다.

특히 명절 선물세트로 공들여 만들었는데, 아무리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긴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팔리지 않아 계속 쌓이면 악성 재고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제조기업 역시 명절이 지나면 팔리지 않은 선물세트에 대해선 빠르게 회수해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동원 F&B 관계자는 “보통 설과 추석 등 명절선물세트의 재고는 5% 가량 된다”며 “명절이 끝나면 곧장 포장지를 해체해 일반 제품으로 다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의 명절 선물세트 중 팔리지 않은 상품을 꼭 포장을 뜯어 재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선물세트 그 자체로 다시 팔기도 하는데 대부분 B2B 판매용이다. 판매 가격 수준은 거의 원가 수준이다.

가령 사내 창립 기념일 등이라고 해서 받는 샴푸 린스나 햄, 참치 등 선물세트가 바로 직전 명절에 팔리지 않은 세트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 기업에서 사내 직원 선물이나 고객 사은품으로 대량 구입하는 경우이다.

샴푸와 린스, 치약 등의 생활용품은 명절 선물세트 상자 안에 담기 위해 기존보다 용량을 작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낱개 판매가 어렵다. 이런 경우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B2B 판매로 이뤄지게 된다.

유통기업에서 명절 연휴 전후 선물세트를 ‘1+1’이라며 덤으로 주거나 파격적인 할인가에 선보이는 것도 ‘안 팔린 명절 선물세트’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상품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재고이다.

올해 이들 유통 제조 기업들의 설 장사는 어땠을까. 치솟는 물가 속 실속을 챙긴 선물세트에 소비자들 지갑은 활짝 열렸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설 대목이 끝나자마자 어떤 선물세트가 어느 유통채널을 통해 얼마나 판매됐는지 곧바로 분석에 들어갔다.

재고 관리를 얼마나 철저히 할지, 또 다음 추석에는 또 어떤 생각지 못한 새로운 상품 구성으로 선물세트를 선보일 지 기대된다.

김주용 기자(jykim@scorep.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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